천국의 열쇠[크로닌]
크로닌(Archibad Joesph Cronin)은 1896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엄격한 아일랜드의 구교 출신이며, 어머니는 개신교 스코틀랜드인이었다. 크로닌은 카톨릭 영세를 받고 비교적 평화롭고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일곱 살 나던 해 부친이 세상을 뜨자 그 후부터는 외가로 옮겨 살게 되었는데 종교적 편견이 심했던 당시의 분위기로 인해 개신교의 아이들로부터 많은 학대를 받았다. 그가 후에 자신의 작품에서 종교적 편협성을 극복하고자 추구했던 노력의 씨앗이 이때 발아되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대학을 진학할 때의 크로닌은 문학과는 사뭇 동떨어진 엉뚱한 길을 택했다. 즉 그는 덤버튼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의학을 공부하면서 해부학 연구와 과학적 훈련으로 표면적으로는 기독교를 버린 일이 없으나 내면적으로는 이미 종교와 결별한 상태였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그는 해군에 지원하여 군의관으로 근무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직후에는 남웨일스의 탄광촌에서 의사로 근무하면서 무지와 가난에 허덕이는 광부들에게 인도주의에 가득 찬 봉사를 하였다. 그 후 의사로서 여러 곳으로 근무지를 옮기면서도 연구에 몰두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영국 내과의사회의 회원이 되었다.
남웨일즈 광산에서의 생활은 크로닌에게 의사로서의 본격적인 경험과 함께 그의 신앙 형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포르말린으로 소독이 된 인간의 신체를 해부하면서 인간 역시 하나의 정교하고 복잡한 기계 이상의 것으로는 느끼지 않던 냉소적인 의학도였던 크로닌은, 남웨일스에서 독특하고 다양한 인간들과 접하면서 새로운 정신 세계를 경험했다. 그것은 스스로의 우월감에서 벗어나는 길이었으며, 그 길은 바로 신을 발견하는 제일보이기도 했다. 학습이나 설교를 통해서가 아닌, 인간과 생활 자체와의 만남 속에서 체험적으로 크로닌의 신앙은 이후 그의 모든 작품 속에서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는 런던의 웨스트 엔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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