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대미 수출, 장기적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내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체제 공식 출범 후 한국 IT산업의 수출 전략에 정부가 제시한 처방이다. 단기적으로 미국의 경제 상황 악화와 수입 정책 변화로 한국의 IT 수출에 일부 악영향이 없지 않으나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신규 IT서비스의 확산과 투자 활성화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9일 지식경제부가 분석한 ‘오바마 대통령 출범과 한국의 IT산업 영향’에 따르면 반도체·휴대폰·가전 등 우리의 대미 수출 주력 IT 품목은 ‘단기는 중립, 장기는 호재’ 흐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오바마가 공약한 차세대 초고속통신망 구축과 보편적 통신서비스 기금 개편과 맞물려 공공분야 정보통신(ITC) 장비 및 PC 수요는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휴대폰·가전 등 ‘구름 뒤 갬’=IT 대미 수출 전망을 분석한 지경부 정보통신정책관실은 우리 IT산업 전반에 ‘타격’을 가져올 만한 걸림돌은 없다고 내다봤다. 반도체·휴대폰 등 주력 IT품목은 이미 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무관세 협정이 맺어져 있어 오바마 정부의 보호무역 조치가 가동되더라도 그다지 악영향은 없을 것으로 지적됐다. 다만, 디스플레이·가전 등은 소비 심리 위축 등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일부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이 부문도 오바마 집권 초기 강력한 경기 회복 노력에 힘입어 수요만 되살아나면 오히려 큰 신규 수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기도 하다. ◇통신장비 ‘기회’= IT인프라 확충에 따른 초고압 케이블 시스템과 광통신 케이블 등 장비는 물론이고 전선·케이블 업체의 직접적 수혜가 예상된다. 이것 자체로는 큰 호재지만, 여전히 우리 네트워크장비 업계의 경쟁력은 취약한 상황이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 접근해야 봐야 큰 소득이 없다는 분석이다. 김정일 지경부 정보통신산업과장은 “우리 업체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국내외 연합체인 글로벌통신협력체(ONA) 회원사인 알카텔-루슨트 등 글로벌 기업과 연계한 동반 진출을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뉴IT’ 등 정책·산업 유사성 잘 활용해야= 오바마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과감한 투자나 전자건강정보시스템(EHIS) 구축을 통한 사회보장체제 혁신 공약 등은 이명박 정부의 ‘뉴IT’ 전략과 여러 분야에서 맥을 같이한다. ‘의료+IT’ ‘교육+IT’ 등 기존 산업과 IT를 연계한 새 산업 창출 및 서비스 개선이 강력하게 추진된다. 새로운 IT 접목과 확산으로 성공 경험을 얻은 프로젝트라면 미국시장에 진출해도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커진다. 정부 차원에서도 ‘뉴IT’ 전략에 따른 내실 있는 기술 개발과 업체 발굴을 통해 우리 산업을 키워가는 것이 향후 미국의 거대 시장을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인 셈이다. 유수근 지경부 정보통신총괄과장은 “그린 뉴딜정책의 시행에 따라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발광다이오드(LED) 수요가 미국 내에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LED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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