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파생상품인 키코(KIKO)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로디지털밸리에 위치한 한 벤처기업은 최근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프로그램인 패스트트랙 대상업체에 선정됐다는 주거래은행의 전화였다. 이 업체는 환율 급상승으로 키코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경영난에 부딪히자 정부가 마련한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지원대상 업체에 선정됨에 따라 이 업체는 최악의 사태를 벗어나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처럼 정부가 중소기업의 유동성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지원 프로그램이 서서히 효력을 발휘하면서 경영난에 처한 중소기업에 단비가 되고 있다. 정부는 지속적으로 중소기업의 상황을 체크하고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따라서 국제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악화추세에 있는 중소기업 경영 환경은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인 패스트트랙은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총 460개 기업이 신청했다. 키코 거래기업(517개)의 경우 75%인 390곳이 신청을 완료했으며 일반기업은 70곳이 신청했다. 이 가운데 총 244개 기업에 대해 은행권 여신(343억원) 및 신·기보 특별보증(120억원)을 통해 유동성 지원을 완료했다. 나머지 기업에 대해서도 현재 은행 및 보증기관에서 심사 중이며 이달 중순까지는 키코 관련 신청기업에 대한 지원이 우선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키코 피해업체에 대한 외화대출도 본격적으로 실시될 것으로 보여 많은 중소기업들이 부담을 덜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감소 추세에 있던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도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중소기업 대출은 작년 동기 비해 5조원 증가해 9월 한 달간 증가액 2조9000억원보다 확대 추세에 있다. 정부의 유동성 지원 독려에 따라 국책 금융기관도 연간 중기 지원목표에 80∼90%대를 기록하고 있다. 산은이 92%, 기은 79%, 수은 92%, 신보 97%, 기보 95% 등으로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부가 ‘11·3 대책’으로 내놓은 수은을 통한 수출중소기업 유동성 확대(올 7조5000억원→내년 8조5000억원), 중소기업 대출 및 수출기업 지원 여력 확대를 위한 산은·기은·수은 등 국책은행 신규출자(1조3000억원), 신·기보 추가출연(5000억원) 등도 곧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국가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 및 기업 환경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며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대책을 조속히 진행하고 중소기업 유동성 사정을 지속적으로 면밀히 모니터링해 필요시 적기에 대응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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