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괴수’ 성찬경
─ 시인은 침묵(백지)과 시의 요소(낱말) 사이에서 고뇌한다
김강태
미적지근 껄쩍지근
시인 成贊慶은 미적지근하다. ’30년생 성 시인에 비해 부인 李明煥도 ‘부부가 다 미적지근하다’고 얼굴 쭈그리며 웃는다. 맨들맨들한 남편에 비해 앵경을 걸친 수더분한 부인 얼굴은 특히 웃을 때 잘 찌그러진다. 그렇군, 여자의 파안대소란 바로 저런 웃음인가. 9살 차이, 7년 정도의 연애를 통해 성 시인은 드디어 일을 해냈다. 이런 말을 들으면서 별안간 나는 ‘껄쩍지근’해진다. 곧 쓸쓸해진다. 이곳은 청금루 , 성찬경 시인의 서재다. 난해 시인이란 칭호에 걸맞게 방 풍경 또한 을씨년스럽고 난해하다.
그러잖아도 충청도 사람이자 경기도 사람 김강태 별명이 ‘끈끈이·밝힘이·로만씨’인데―. 그렇다, 난 사람 밝히고 예쁨 밝히고 음식 밝히고 책 밝히고 시 밝히고, 가급적 모두를 밝힌다. 밝힘증이 응큼치 않고 솔직하다(고들 한다). 목요회 에서 붙여준 아호도 觀솔 이다. 소낭구를 바라보다, 원래는 이건데 다들 놀린다. 즉 소나무의 관솔불이란 거다. 거기서 유래됐다. 그러나 아내가 붙여준 ‘로만 씨’에 시린 추억이 있다. 일 처리가 게으르고 미적지근하고 뜨뜻미지근해서 생긴 별명. ‘말─ 대로’가 아닌 ‘말─ 로만’ 한다 해서 붙여진 거니깐, 뭐. 챙피하다.
오랜만에 성 노인네( ) 연애담을 들으며 나는 신나고 즐겁다. 모스 부호를 타전하며 부부에게 솔솔 접근한다. 그리곤 부부의 연애를 훔쳐듣고 까발린다. 비밀은 혼자 들어서 그 자체로 즐겁다. 그런데 가관이다(송구!). 연애 얘길 하는데, 어허이, ‘즈이들’께서 무슨 원앙이라고, 허 참, 옛 시절을 회억하며, 거 참, 나도 소싯적에 연애해봤어유. …오늘은 계속 ‘미적지근 껄쩍지근’ 사이에서 망설인다.
나는 시인에 이끌려 지하창고로 내려간다. 중고물상으로 끌려가는 길은 험했다. 온통 작품투성이. 백병동의 현악4중주곡과 비극성, 25살에 요절한 미국인 천재 낙서화가 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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