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이 주춤해지면서 업계가 애초 목표치로 제시했던 연내 250만 가입자 돌파도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29일 케이블TV방송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현재 케이블 TV 디지털 전환 가구수는 180만 수준이다. 전체 케이블TV가입자를 1500만으로 볼 때 대략 12%만이 아날로그 방송에서 디지털로 전환한 셈이다.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 수 공식집계는 지난 8월말까지 158만이다. 최근 두 달 사이에 CJ헬로비전·씨앤앰·티브로드·큐릭스·HCN 등 5대 대형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디지털TV 전환은 17만8000 수준에 그쳤다. 한 달에 10만 정도의 디지털 전환을 고려할 때 목표치였던 250만 전환은 물론 200만 가입자 확보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상반기까지는 가파른 상승세로 250만 전환을 낙관했지만 최근 디지털 전환 속도가 완만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최근의 경기상황을 고려할 때 SO들이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 마케팅에 나서기 힘들어 연내 200만 디지털 전환 정도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SO업계는 최근 경기상황 악화와 맞물려 광고 수익이 크게 줄고 있다. SO들은 평균 80% 수준을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있지만 최근 부침이 큰 상황이다. 반면 디지털 전환에는 마케팅이 필요한데다 전환 가구에 대해 한 건당 30만원 정도의 셋톱박스를 공급해야 한다. 수신료가 2000원 정도 오르더라도 디지털 전환 가구는 당분간 적자 가입자로 바뀔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가입자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욕구는 크지만 관련 대응에는 속도 조절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고민이다. 연간 실적을 마무리해야하는 시점이 다가오는 것도 연말 공격적인 마케팅을 어렵게 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SO업계 관계자는 “IPTV 같은 강력한 경쟁 매체와 맞서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이 급선무라는 데 케이블 업계가 모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며 “ 디지털 방송을 통해 다양한 부가서비스 창출을 위해 디지털 전환 작업은 꾸준히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저소득층의 케이블TV 시청자를 지원하기 위한 ‘디지털케이블TV전환촉진법’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디지털전문방송콘텐츠진흥법’ 제정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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