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일반 조명보다 우월한 점은 에너지 절감 효과 외에도 많다. 특히 조명의 색상 및 조도를 사용자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은 백열등·형광등이 가지지 못한 디지털 조명만의 강점이다. 여기에 ‘지그비(ZigBee)’라는 근거리 무선통신망이 더해지면 LED 조명은 단순한 조명의 영역을 벗어난다. 종합정보 네트워크에 연결된 조명들은 사용자의 바이오리듬에 따라, 혹은 현재의 날씨에 연동돼 색상과 조도를 최상의 조건으로 변경한다. 이처럼 지그비의 응용범위는 넓고, 그만큼 전후방 산업 연계효과의 폭도 크다. ◇칩에서 최종 단말기까지=지그비 산업은 칩 제조 업체부터 시작한다. 이미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르네사스 등 전통의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이 대거 포진했다. 국내선 레이디오펄스·삼성전기 등이 지그비 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각 업체들은 2012년께 6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지그비 칩 및 모듈 시장을 두고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칩 시장을 잡아야 전방산업인 플랫폼 및 모듈, 나아가 지그비를 이용한 응용분야까지 손쉽게 섭렵할 수 있다. 모듈 사업에 강점을 가진 삼성전기(대표 강호문)가 장기적으로 칩 사업에까지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지그비 칩을 내재화할 경우 전략 사업인 LED조명과 합쳐 LED 조명 시스템 사업에까지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명호 LED에비뉴 사장은 “LED와 지그비가 연계되면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첨단 홈 네트워킹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전자기기에 지그비 모듈을 탑재하는 업체들도 잇따라 등장했다. 필립스전자·NEC 등 기존 가전 관련 업체들이 자사 제품에 지그비 모듈을 채택했다. 국내선 누리텔레콤(대표 조송만)이 스페인에 원격 가스검침 시스템을 수출했다. ◇응용분야는 무한대=지그비 응용분야는 가정용 솔루션보다 산업용 및 정부기관용 솔루션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수도·가스·전기 등 각종 공공요금 산정과 관련한 솔루션이 속속 등장했다. LS산전(대표 구자균)은 최근 미국이 도입을 추진하는 첨단검침 인프라(AMI)용 전력량계를 개발했다. AMI는 전력량계에서 수집되는 수요정보를 바탕으로 자동검침과 정전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 역시 중앙정보망으로의 연결고리는 지그비다. AMI 전력양계 시장은 미국에서만 최고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U시티 사업에 지그비 기반 기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교량모니터링시스템·수질모니터링시스템·도시기반시설관제시스템 등에 지그비를 센싱 기술로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추진된다. 교량의 안전정보나 수질 오염에 대한 정보를 지그비망을 통해 중앙관제소에 보내면 이를 광대역망으로 전국단위로 수집하는 형태다. 지그비 망이 일종의 정보수집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한국지그비포럼측은 “지그비 기술이 우리나라에선 활성화가 더딘 편이나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를 구현하려면 필수적으로 써야 하는 만큼 시장은 점점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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