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 위기로 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기업을 매각하려는 중소 코스닥 기업은 늘고 있지만 경기가 어려워 인수에 참여할 주요기업들은 현금확보를 위해 몸을 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외환은행 등 굵직한 대형 M&A도 늦춰지고 있어 중소형사의 매각은 더 쉽지 않아질 전망이다. 25일 증권사를 비롯한 M&A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 자금시장이 침체하면서 M&A시장에 매물이 대거 늘었지만 이를 살 기업들이 쉽사리 나타나지 않는 분위기다. 한 대형 증권사 M&A관계자에 따르면 “올 초만 해도 기업을 팔겠다는 쪽보다 기업 인수에 관심을 보여온 기업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자사에도 기업을 팔아달라고 의뢰하는 곳이 10여곳에 이른다”며 “하지만 성사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른 증권사들도 이런 문의를 받고 있어 코스닥시장만 놓고 보면 매물로 나온 곳이 줄잡아 100여곳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다른 증권사 M&A 관계자도 “매각업체가 공개를 꺼려 밝힐 수는 없지만 올 초 건설사를 중심에서 최근에는 조선, 저축은행, IT 기업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로 매각을 추진하는 기업이 확산하고 있어 가격도 하향추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코스닥기업들은 최근 시가총액이 크게 줄면서 몸집은 가벼워지고 적자기업 비율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여서 어느 때보다 M&A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3∼4년간 적자가 누적된 100여개에 달하는 기업은 물량부담을 우려해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도 쉽지 않고 은행대출도 어려워지고 있어 바로 M&A시장에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우회상장에 대한 요건은 강화되고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대줄 은행도 기준금리 상승으로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추는데 급급해 쉽사리 인수 주체가 떠오르고 있지 않다. 특히 정부가 내달 1일부터 우회상장 요건을 강화해 피인수기업의 요건을 2년간 영업이익률 5% 이상, 10억원 이상 흑자, 일정 정도 자본규모 요건을 갖추는 쪽으로 강화하면서 우회상장도 막힌 상황이다. 이에 대해 M&A 전문가인 조병주 NH투자증권 상무는“은행 자본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중소기업 M&A 시장에 숨통을 틔워줄 곳은 현재로선 그간 이익을 유보했던 산업자본뿐이라며 기업가치를 높이는 차원에서 산업자본이 M&A 시장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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