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취임 6개월을 맞았다. 집권 초기 인사파동, 촛불 시위 등의 난제를 딛고 지지율 30%대를 회복한 이 대통령은 국정과제 192개를 100개로 압축하고, 국정철학인 ‘통합 자유주의’를 정비하는 등 개혁드라이브를 본격화한다. 화두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다. ◇국정과제 100개로 압축=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 63주년, 건국 60주년 기념식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비전의 축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에 의미를 부여한 것은 장기적 국정과제에 대한 비전 제시로 국민의 의지를 결집시켜, 자신이 내건 선진일류국가 건설이라는 목표를 달성해보자는 각오로 풀이된다. 정부의 성장동력이 결국 에너지 부문의 자립에 있다는 것을 인식한 셈이다. 이명박 정부는 이를 위해 인수위때 만든 192개 국정과제를 100개 내외로 압축하고 있다. 당초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과제의 절반 정도가 통폐합되는 셈이다. 과제 압축과 맞물려 해당과제를 실천하기 위한 로드맵과 비용, 책임 주체도 변경될 수 밖에 없다. 국정과제 압축의 핵심은 ‘저탄소 녹색성장’이다. 청정에너지, 에너지 저감기술 등에 무게중심이 옮겨진다. 플라즈마, 원자력, 해수 담수화 기술 등이 핵심이다. 장기적으로 무공해 청정에너지로 꼽히는 플라즈마 융합기술 등이 각광을 받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원자력 발전 기술이 부상할 전망이다. 저탄소 사회 구축을 위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산업 부문 에너지 저감기술, 그린 IT기술 등도 유망하다. 정부는 ‘저탄소 녹색 성장’ ‘교육 개혁’ 등을 이른바 해당 산업과 국민을 선도할 수 있는 10개 이내의 ‘등대 프로젝트’로 묶어 조만간 내세울 예정이다. ◇‘통합자유주의’ 성공여부=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 부재는 그간 여러차례 지적을 받았다. 노무현 정권이 ‘평등’을 국정철학과 실천 비전으로 ‘국민참여’를 내걸었다면, 이명박 정부는 ‘성장’과 ‘실용’을 내걸었다. 그러나 ‘성장과 실용’은 국정철학이라기 보다는 국정철학을 실천하는 ‘방법상의 문제’여서 ‘국정철학이 없는 정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가미래전략위가 검토 중인 것이 ‘통합 자유주의’다. ‘통합’은 공기업 선진화, 교육개혁, 국가에너지종합계획 등 국가 전략을 달성해줄 핵심적인 국정철학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합자유주의’는 이념과 노선의 갈등 봉합과 경제적 통합, 남북 통합 등을 이루는데 일정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실용’이 국정철학이 아닌 방법론의 문제였던 것처럼, ‘통합’ 역시 국정철학이 될 수 없다. ‘통합자유주의’는 이명박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경제, 정치, 지역 등 이른바 물리적 대통합은 가능하도록 이끌겠지만, 이념과 비전 공유, 이해와 갈등을 풀어내는 것과는 화학적 결합과는 별개 문제이기 때문이다. 김상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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