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매매 수수료 수입 의존이 큰 증권사일수록 수익성이 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들의 1분기(4∼6월) 실적이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전년 같은 기간 실적보다 저조한 가운데 수탁수수료 의존도가 컸던 키움, 대우증권 등이 특히 실적 감소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위탁매매 온라인 부문 시장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23%, 37% 줄었다. 위탁매매 부문 최강자로 꼽히는 대우증권도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9%, 63.3% 감소한 602억원, 447억원을 기록하며 어닝쇼크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처럼 수익이 급감한 것은 거래대금이 줄어든데다 증권사간 위탁매매 수수료율 인하 경쟁이 심화되면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4월 중순까지 7조∼8조원대였던 일평균 고객예탁금이 5월 중순부터 6조원대로 감소했다. 또 지난해 1분기 678억원의 상품운용 이익을 낸 것과 반대로 대우건설 투자로 100억원 이상 손실을 입은 것도 실적 악화의 배경이 됐다. 반면 IB부문과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한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은 그럭저럭 괜찮은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1분기 76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4분기의 870억원보다 줄긴 했지만, 경쟁사인 삼성이나 대우의 감소폭에 비해서는 적었다. 우리투자증권은 IB 분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며 위탁매매 부문의 실적감소를 만회했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1분기 964억원에 비해서는 200억원 가까이 줄었지만 나름대로 선방했다. 주식형펀드, 파생상품펀드 등 고수익펀드의 잔고 비중이 54.8%를 차지하며 전분기 대비 2.1%포인트 증가한 점과 CMA잔고가 2조9902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3.9% 성장해 자산관리 부문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했다. 반면 대우증권과 마찬가지로 삼성증권은 상품운용손익에서 4월 이후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 8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 오점으로 남았다. 미래에셋증권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4.6%, 14.5% 감소한 797억원을 기록했지만 비교적 양호했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은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펀드 판매에서 꾸준한 수익을 거둔데다 ELS 등의 수익증권의 판매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편 이처럼 주요 증권사들이 약세장에서 고객자산관리를 통해 양호한 수익을 거둠으로써 이 분야에 대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지영 CJ투자증권 연구원은 “약세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사업은 무엇보다 고객 자산관리업 부문”이라며 “그런 맥락에서 최근 대형사들이 가장 치중하고 있는 분야도 자산관리부문으로 향후 이 분야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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