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시대 개막 이후 급증하고 있는 각 지자체 해외 무역사무소를 놓고 광역화 시대에 걸맞은 조직과 기능으로 재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밀착 지원하는 긍정적인 역할에도 불구하고 해외 무역사무소를 보는 정부와 지자체의 견해차, 그간의 무역사무소 개소 및 운영상에서 나타난 비효율 등 각종 문제점 때문이다. ◇지자체 해외 무역사무소 19개=지자체 해외 무역사무소는 지역 기업의 해외진출 및 현지 상담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처리한다는 목적에서 출발했다. 이는 기존 코트라가 있지만 지역마다 전략적으로 지원·육성하고자 하는 산업이 다르고, 특히 서울 및 수도권 소재 기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겪는 지역기업에 대한 각종 편견을 지자체 스스로 극복해보자는 취지가 강하다. 현재 경남, 전남, 경기, 충남 등 다수 광역 지자체가 1개에서 많게는 5개까지 사무소를 개소, 운영 중이다. 수치상으로 해외 무역사무소 개소 및 운영에 가장 적극적인 지자체는 경남도와 부산시로 경남도는 일본 시모노세키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와 칭다오, 미국 LA, 베트남 호찌민 등 5개소를 가동 중이며, 현지 운용 인력만 19명에 이른다. 부산은 미국 LA와 중국 상하이, 일본 오사카 등 교역량이 많은 국가의 제2 도시를 중심으로 사무소를 개소·운영하며 지역기업의 진출은 물론이고 해외 교류 창구로 이용하고 있다. 사무소 기능과 개소 비용 등에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충남과 전남, 경기도가 각각 3개소씩, 그리고 강원도와 서울, 대전, 전북 등이 1개에서 2개씩의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기능과 설립 형태 제각각=대전시는 중국 난징과 선양 사무소를 통해 그간 총 316건에 걸쳐 해외 시장조사와 바이어 상담 및 무역상담 등을 지원했다. 또 문화관광 및 교육 등 민간 교류 분야에서도 299건의 정보교류와 상담 등 지원 실적을 나타냈다. 광주시는 광산업체 등 지역기업에 해당 국가의 기업 정보를 제공하고 바이어와의 사전 미팅약속 조율, 수출상담회 등을 알선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필로스테크놀로지사와 4000만달러 규모의 자동차부품 공장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해외 무역사무소를 통한 직접적인 투자유치의 성과도 올렸다. 반면에 대구시와 경북도, 충북도는 해외 무역사무소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비용 대비 효과가 낮다는 이유로 운영을 하지 않는다. 대구시는 현재 사무소를 단 한 곳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경북도는 코트라를 통해 통상투자주재관을 해외에 파견, 관련 업무를 맡기고 있다. 이와 관련, 경북도 관계자는 “무역사무소는 현지 인력을 채용하기 위한 비용이 만만치 않고 또 이들을 통한 성과도 제대로 검증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현재 운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광역 차원 공동운영 등 필요=지자체 무역사무소에 대해 중앙정부는 주요 지역마다 코트라 무역관이 있으므로 폐지하자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무역사무소를 확대하고 있는 지자체들은 지역 기업들이 세밀한 밀착지원이 가능한 보다 강화된 무역사무소를 원한다며 이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에 무역사무소 역할과 기능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지자체와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지역 기업과 투자전문가들의 견해가 대체로 일치한다. 현재 지자체 해외 무역사무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전문성 부족이고 이로 인해 비효율과 출혈경쟁 등 각종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자체에서 해외 무역사무소에 파견하는 공무원은 통상 2년마다 교체돼 현지 상황을 알 만하면 바뀐다는 지적이 높다. 실무를 맡는 현지 고용인력 대부분은 외국인 전문가가 아닌 현지 교민 등 한국인에 의존하고 있어 바이어 알선 및 상담 등에서 한계를 보이고, 이로 인한 내부 갈등도 자주 야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무역사무소의 개소 및 운영 측면에서 코트라를 통하거나 직접 임차 운영, 또는 산하기관을 통한 위탁운영 등 일관돼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김영대 부산경제진흥원 사업지원부장은 “지자체 해외 무역사무소가 보다 효율적으로 원활하게 운영, 유지되기 위해서는 광역권 차원의 사무소 공동 운영과 이를 통한 전문성 및 실효성을 높여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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