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연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며 우리나라가 1차 저지선으로 삼고 있는 150달러선을 7월중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150달러에 이를 경우 1단계 위기관리계획(Contingency Plan)을 발동할 계획이었던 정부가 6일 당초보다 앞당겨 계획을 발동한 것도 이를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파른 상승세에 이대로 가다가는 설마했던 200달러 돌파도 현실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0.39달러 오른 140.70달러를 기록했으며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도 145.29달러에 마감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이르면 이달 중 15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개월간 두바이유는 전월에 비해 5.18달러(4월), 20.6달러(5월), 8.78달러(6월)씩 올랐고 WTI는 11.87달러(4월), 6.53달러(5월), 20.02달러(6월)가 오른 점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전망도 무리가 아닌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공급 대비 수요초과와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의 허리케인 발생 가능성, 투기자금 등을 고려하면 국제 유가는 현 수준에서 10% 이상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둔화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올해 석유소비량은 작년에 비해 하루 24만배럴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루 12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신흥국의 석유소비 증가가 OECD 국가의 소비 감소분을 능가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흥국들은 에너지 소비의 비효율성으로 경제성장이 대규모 석유소비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달중에 15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으며 연말까지 170달러까지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쟁 가능성, 나이지리아의 정정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의 허리케인 등 자연재해도 유가 상승의 주된 요인이라며 이로 인한 유가 상승분은 최소 8% 이상이라고 추정했다. 연내 200달러 돌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올해 안에 국제유가가 200달러에 이를 것을 예상하는 콜옵션 계약도 늘어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 당 200달러의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에 대한 콜옵션 미결제약정은 2만9775계약으로 5월말에 비해 87.5% 급증했다. 콜옵션은 미리 정해진 가격과 시기에 해당 기초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며 풋옵션은 반대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계약이다. 150∼175달러 범위의 콜옵션에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으며 일부는 복권을 사듯 300달러짜리 콜옵션도 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콜옵션 매수를 통해 원유 사용업체들은 고유가 노출에 따른 손실을 막고 투자자들은 유가급등에 따른 이익을 얻으려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 한 관계자는 “예상보다 빨리 150달러선이 무너질 것으로 보여 대책을 마련 중이나 대외적인 여건이어서 상황이 녹록치 못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권상희기자 shkwon@
<표>국제 유가 전월 대비 상승가격(단위:달러) 유종 두바이유(월말 유가) 서부텍사스중질유(월말 유가) 3월 2.84(97.66) -0.24(101.61) 4월 5.18(106.79) 11.87(113.48) 5월 20.6(127.38) 6.53(120.01) 6월 8.78(136.16) 20.02(140.03) 7월(3일 현재) 4.15(140.31) 5.26(145.29) <자료: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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