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 동안 과학기술 정책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정부는 국가 발전을 위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 확대와 연구개발(R&D)의 효율성을 높여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겠다는 기조를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방적인 정책 추진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했으며, 논의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우선 국가 R&D 전략수립과 예산 배분을 담당하던 과학기술혁신본부를 폐지하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재편해 국가 R&D 관련 정책을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R&D에 대한 투자 확대도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현재 3.2% 수준인 R&D 예산을 오는 2012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5%까지 높일 계획이다. 교육과 과학기술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학과 출연연구기관의 통폐합 설이 불거지면서, 출연연의 불안감과 반발을 야기했다. 이 중 KAIST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현재 통합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생명연은 단체로 상경해 시위를 여는 등 통합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양 기관의 자율을 존중한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통합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공약 중 하나인 과학비즈니스벨트 정책 추진이 더딘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하지만 최근 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주체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로 결정되면서 향후 정책추진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육 정책은 ‘자율성’ 강조가 가장 큰 특징이다. 3단계 대입 자율화 정책, 자율형 사립고 100개 신설, 학교 자율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교육정책 역시도 급속한 자율 도입으로, 교육정책의 당사자인 일선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영어몰입 교육이 좋은 예다. 인수위 시절 영어 공교육강화 차원에서 2010년부터 일반 교과도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몰입교육 정책을 발표하자 강한 반대에 부딪쳤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20일 실시된 교육과학기술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를 없던 일로 철회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교육정책을 기획하고 추진할 때 청와대 이주호 교육과학수석이 주무부처 장관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지난 5월 개최됐던 국과위 회의 등을 통해 정부가 R&D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교과부로 통합 후 교육 현안에 밀려 과학기술의 비중과 중요성이 약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권건호기자 wingh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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