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일본으로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을 다녀왔습니다. 여러 성과가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와 우리나라에 ‘부품소재 전용공단’을 설립하기로 합의한 것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정상회담 후 공개한 공동 발표문에 “일본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한국에 ‘부품소재 전용공단’의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이 대통령이 이렇게 일종의 ‘부품소재 외교’를 하고 돌아온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일본 부품소재 무역적자, 전체의 절반 이상=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부품소재 산업에서 발생하는 대일무역적자 규모가 크기 때문입니다. 최근 부품소재산업진흥원이 2007년 국가별 부품소재 수출입 현황과 무역수지를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일 부품소재 분야 무역적자는 186억7500만달러로 전년(155억달러)보다 20%나 늘어나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대일 무역적자 규모인 298달러의 절반을 훨씬 웃돕니다. 부품소재 전체 수출액은 135억달러, 수입이 322억달러였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LCD편광판·편광판 보호필름(TAC필름)·유리원판 등 소재 수입액이 151억달러로 전년보다 14.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단일 칩·비메모리 반도체 등 부품 수입액은 171억달러로 6.9% 늘었지요. 부품소재 적자 폭 확대는 바로 전체 대일무역적자 규모 확대로 이어집니다. 7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까지 대일 무역적자는 102억89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92억4200만달러)보다 10억달러 불어났고 올해 들어 4개월도 안 돼 100억달러를 돌파한 셈입니다. 이 추세라면 지난해의 298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수출 늘면 수입도 늘어=이렇게 일본 부품소재 수입을 많이 하는 것은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한계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처럼 최대 수출 품목인 일반 메모리 반도체와 휴대폰을 만들기 위한 장비나 부품소재를 지속적으로 일본에서 수입하면 어떻게 될까요. 수출이 늘어날수록 일본 부품소재 수입도 덩달아 늘어나게 됩니다. 최근 10년간 누적 무역흑자가 1927억달러인데 대일 누적적자는 1722억달러에 이르고 이 중 70%가 부품 소재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상황의 방증입니다. 일본과 자유무역협정(FTA)이 맺어지면 이 같은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빗댄 말 중에 ‘가마우지 경제’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 어부들은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잡도록 한 다음 불러들여 잡은 고기를 빼앗습니다. 즉, 가마우지 경제는 ‘한국이 수출을 많이 해도 부품소재를 선진국에서 계속 사온다면 별 실속이 없다’는 뜻입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기술확보 나서야=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부품소재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단순한 수입 대체를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부품소재 산업의 발전 정도가 전체 제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좌우하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것도 이 같은 주장의 근거입니다. 관련 업계는 부품소재 산업 발전을 위해선 정부와 기업 모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부는 부품소재 관련 기술력을 확보했거나 개발 중인 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조성될 일본 부품소재 기업의 국내 공단도 일본 기업이 단순하게 입주해 물류비만 절감하도록 하는 게 아니라 합작사 등을 통해 국내 기업이 관련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국내 산업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기술 및 제품 개발에 짧게는 수년, 길게는 수십년이 걸리는 이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매진하겠다는 기업의 의지입니다. 대통령과 일본 순방에 동행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도 지난달 22일 “(공단과 관련해) 부품소재 기업이 실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부품소재 기업 전용공단, 언제 어디에 들어설까? 정부가 조성하기로 일본과 합의한 ‘부품소재 기업 전용공단’은 올해 말까지 용지를 선정하고, 내년에 공단 조성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복수용지 선정도 가능하기 때문에 경상북도, 부산, 구미, 경상남도 창원시 등 지자체의 공단 유치전도 거세질 전망입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공단 부지에 대해) 군산, 구미, 포항 등 여러 곳에 대한 얘기가 있는 것 같다”며 “여러 지자체가 원하는 것으로 알기 때문에 지자체가 원한다면 용지를 복수로 선정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당연히 일본기업 전용 부품소재 공단이 어디에 들어설지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은 물류 여건이나 주변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영남권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어 구미, 창원 등이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습니다. 구미시는 디스플레이 소재기업 아사히글라스가 이미 진출했다는 게 장점입니다. 디스플레이·전자정보통신 등 고부가 IT제품 관련 국내 기업이 많아 국내 산업과 연계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부산과 경남은 자동차, 조선, 기계, 화학 등 우리나라 주력 기간산업 생산 공장이 많다는 게 장점입니다. 진출한 부품소재 기업의 제품이 바로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어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요처 확대를 노리는 일본 기업이 탐을 낼 만한 지역입니다. 지경부는 이 같은 상황을 다각적으로 고려, 올해 말까지 용지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일본 부품소재 기업이 메리트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라며 “부품소재 공동개발, 조인트벤처 설립 등 국내 부품소재 산업의 실질적인 발전이 되도록 공단을 조성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최순욱기자 choisw@
◆신문보내기 캠페인 참여 기업 소개 인포뱅크(대표 박태형·장준호 www.infobank.net)는 메시징 서비스 분야 국내 1위 기업으로, 컴퓨터에서 휴대폰으로 또는 휴대폰에서 TV로 문자나 사진 등의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접해봤을 기업용 SMS는 불과 8년 전만 해도 인포뱅크가 국내 유일의 서비스 제공자였다. 1995년 설립된 인포뱅크는 서울시 버스안내시스템 시범사업자로 선정된 후 구축한 무선 데이터 통신망을 기반으로 1998년 SK텔레콤 등 국내 최초 이통사 통합 SMS 전송 서비스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기업용 SMS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인포뱅크는 현재 3000여개의 기업고객을 확보하며 국내 최대의 기업용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전송률, 전송 시간 등에서 월등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원천기술이 있기에 가능하다. 인포뱅크의 또 다른 주력 서비스인 양방향 메시징 서비스(MO)는 휴대폰에서 통신망에 연결된 컴퓨터로 메시지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방송·TV·전광판·인터넷 홈페이지 등 다양한 매체로의 서비스 확장이 크다는 것이 장점이다. ◇인터뷰 - 박태형 사장 “변화의 속도가 빠른 IT분야에서 우리가 IT강국을 유지하려면 청소년의 꿈이 자라는 학교에서부터 기업, 정부에 이르기까지 벤처정신이 충만해야 할 것입니다.” 박태형 인포뱅크 사장은 “청소년들이 꿈과 도전인 벤처정신을 키워나가길 바란다”며 “국내 IT 벤처기업들도 핵심인 꿈과 도전 정신으로 기존 시장의 변화와 정체를 탓하지 말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더 개발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신문 보내기 캠페인을 통해 학생들에게 유익한 IT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꿈을 전달하는 기회가 된 것같아 기쁘게 생각한다”며 “청소년들이 IT 전문지인 전자신문을 구독함으로써 한국의 경쟁력인 IT 분야의 이해도와 상상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꿈이 없으면 벤처기업이 죽고, 벤처기업이 죽으면 나라 경제가 죽는다”면서 다시 한번 벤처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보경기자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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