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국가산업단지는 지난 74년 국가 차원의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따라 지정된 산업기지개발구역을 모태로 한국 기계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해왔다. 현재 2530만2000㎡의 단지에는 LG전자, 삼성테크윈, 두산중공업 등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대기업 44개사를 포함해 총 1773개사가 입주해 기계, 자동차 부품, 가전 분야에서 국내 생산과 수출을 선도하고 있다. 전체 입주기업 중 75%가 기계 및 운송장비 분야로 기계산업에 특화된 단지며, 현재 우리나라 기계산업의 20%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기계산업의 메카다. 창원산업단지는 중국 등 신흥 산업국의 성장과 이에 따른 시장 잠식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 동안 생산 36.6%, 수출 73.8%의 고성장을 달성, 창원만의 숨은 저력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특히 2005년 출범한 클러스터사업의 가장 성공적인 정착으로 단지 구조는 전통·제조에서 첨단·고도·지식기반화로 발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004년 258개사였던 지식기반 제조업체는 지난해 408개사로 58% 증가했고, 1인당 생산액 증가율(04∼07년)은 전국 국가산업단지 평균인 13.3%의 두 배에 달하는 25.6%를 기록했다. 이 같은 주목할 만한 성과는 단순히 자금을 지원하는 공급자 중심의 일방적 지원사업과 달리 산·학·연 교류, 현장맞춤형 교육, 자금지원, 기업애로 해결 등 수요자 중심의 적극적 클러스터 활동에서 기인한다. 창원클러스터추진단은 지역 산·학·연 주체의 적극적 참여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고 이를 토대로 형성된 지식 네트워크는 개별 기업의 창조적 역량 증대와 적극적인 신기술·신프로세스 개발 등 기업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이 중 ‘토털케어서비스(total care service)’는 창원클러스터추진단이 지난 2006년과 2007년 연거푸 클러스터 사업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한 대표적인 기업지원 모델이다. 기업의 애로발굴부터 R&D, 상품화, 시장개척, 마케팅 등 경영 전 분야에 걸쳐 해당 전문가가 단계별로 멘토링에 나서는 것이 이 서비스의 특징으로 경험부족에 시달리는 많은 중소기업의 성장 및 성공에 최적의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클러스터 사업 이후 창원국가산업단지는 기업 간 연계활동이 크게 두드러졌다. 기업인 교류가 대폭 증가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기업 간 협업 및 컨소시엄 결성 등 수평적 분업구조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기업 간 협업으로 납품처를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하고, 기술애로로 고민하던 기업은 공동기술개발을 통해 이를 해소하고 나아가 사업화에도 성공하고 있다. 지자체 및 지역 유관기관과 역동적인 공동사업 추진도 창원산업단지가 지닌 특징이자 강점으로 평가된다. 창원산업단지는 지난 2004년부터 시작한 ‘기업사랑 시민축제’를 창원시, 창원상의와 매년 공동주최한다. 올해는 창원시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창원단지 전문 코디네이터 사업’과 ‘창원국가산업단지 장기발전전략 연구’를 추진 중이다. 전국적으로 국가산업단지가 지자체에서 예산을 지원받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또 경남TP 등 8개 기관과 공동으로 ‘장비공동 활용을 위한 지역 혁신체계 구축’ 사업도 시작했다. 산업단지공단 동남본부와 창원클러스터추진단은 그동안의 클러스터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를 성과 확산의 해로 만들어 창원산업단지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대기업 중심의 단지특성을 십분 살려 △대기업의 클러스터 사업참여 확대를 유도하고, 지역 산·학·연 네트워크인 △미니클러스터의 자생 기반을 확충하며, 나아가 △지역지원기관과 연계 확대한다는 3대 역점사업을 정해 추진에 들어갔다. ◆솔로몬 메카닉스 솔로몬메카닉스(대표 정수룡 www.solomecha.co.kr)는 기계 및 부품제조 업종이 대부분인 창원산업단지에서 IT기반 기술력과 제품 설계 능력으로 공장 자동화 설비, 시험검사 장비 분야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대표적인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다. 특히 공장 설비와 검사장비의 전자화, 지능화 추세에 따라 기업이 원하는 방향에 맞춘 발빠른 기술 개발 및 관련 제품을 선보이며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기업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휴대폰 버튼 검사장치 관련 기술과 초정밀 연마기 등 가공장비 분야 기술에서 다량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솔로몬메카닉스의 미래를 밝게 보는 이유다. 이달 말로 창업한 지 만 10년을 맞는 솔로몬메카닉스는 올 초 ‘교육 강화, 혁신으로 도약’이라는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먼저 직원 의식 변화와 역량 강화 없이는 기업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사내 교육을 크게 강화했다. 전체 40명의 임직원 중 엔지니어 출신이 대부분이기에 기술인력 파워는 동급 이상이지만 여기에 기술과 사업을 보는 더욱 폭넓은 시각은 물론이고 자기계발 자세까지 갖추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매달 사외 유명 인사를 초청해 기술 및 경영 트렌드를 배우고, 수시로 서울이나 부산 등 외부에서 열리는 국제전시회에 임직원을 보내 견문을 넓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교육 외에 기술개발 면에서는 공장 자동화 설비 분야의 독자 브랜드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전용기 개발에 착수했다. 그간 기업고객이 원하는 대로 공장 자동화 설비를 생산·납품하던 것에서 이제는 규격화된 독자 설비를 만들어 직접 고객을 찾고, 판매 영역 또한 넓혀가기 위한 목적이다. 사내 교육을 통한 내부 역량 강화와 전용기 개발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템을 양대 축으로 삼아 솔로몬메카닉스는 올해 지난해 대비 50% 상승한 70억원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정수룡 사장은 “인력 확보 차원에서 최근 장애를 딛고 수준 높은 기술 개발력을 갖춘 엔지니어 한 분을 영입했다”며 “기술인이 대접받는 기업, 이를 통해 기술과 제품의 질로 승부해 해외에서 인정받는 세계 일류 자동화 설비 기업이 될 것”이라 말했다. ◆인터뷰/이창섭 산업단지공단 동남지역본부장 “원유와 원자재가 상승 및 환율 불안, 중국의 시장 잠식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거둔 창원산업단지의 고성장은 입주기업의 끊임없는 노력과 기업간 상생협력에서 나온 결과물입니다.” 이창섭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지역본부장은 창원산업단지 고성장은 기업의 노력이 낳은 성과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산업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거센 추격과 우수 기술을 보유한 선진국 사이에서 위기론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단지도 예외는 아니다. 이 본부장은 “향후 5년이 창원이 첨단기계클러스터로 발전하느냐, 아니면 쇠퇴의 길로 접어드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부품소재 분야의 R&D 역량 강화와 NT·BT 등 첨단기술과 기계산업의 융·복합화를 통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산업단지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와 경쟁하는 첨단기계클러스터의 최우선 과제로 그는 ‘산·학·연 협력’을 꼽았다. 기업의 기술경쟁력 배가를 위해서는 기업 연계, 기술 지도, 사업화를 위한 지원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기술의 융·복합화를 통한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에는 기업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이 본부장은 “과거에는 기업인이 공단을 찾아왔지만, 지금은 공단 직원이 기업을 찾아간다”며 “메카트로닉스 등 업종별 미니클러스터와 대·중소기업 상생을 위한 서브 미니클러스터 등 단지 내 모든 산·학·연 네트워크가 지금보다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동남본부내 우수 전문가 풀을 총동원하는 한편 19개 지역 유관기관과 연계해 총력 지원에 나설 것”이라 말했다. 이어서 “기업이 모인 산업단지가 한 단계 더 발전해 그 결과물이 개별 기업에 돌아가기 위해서는 혜택만 누리겠다는 수동적 자세를 벗어나 공동의 책임의식 아래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하려는 의지도 필요하다”는 말로 개별 기업의 성숙된 자세도 요구했다. 이 본부장은 “시행초기라 어려움이 없지 않지만 공단이 해결할 수 없는 일은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의 협조로 해결하는 등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부산·양산에서 김해·창원·마산을 거쳐 사천과 거제로 이어지는 경남 기계산업벨트를 구축해 지역 간 협력을 도모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라 밝혔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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