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경영자’로 불렸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결국 경영에서 손을 뗐다. 선대 이병철 회장에 이어 회장으로 ‘글로벌 삼성호’를 이끌어온 지 21년 만의 일이다. 이 회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20년 전 삼성이 초일류기업으로 인정받던 날, 모든 영광과 결실은 여러분의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어 정말 미안합니다”라고 퇴진의 변을 대신했다. 사실 이 회장의 퇴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삼성 고위급 임원도 불과 하루 전까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만큼 이 회장은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리더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결국 ‘특검 암초’를 넘지 못하고 국내 최대 그룹 삼성의 지휘권을 미련 없이 넘겨 줬다. 이 회장은 선대 이병철 회장 타계 직후인 1987년 12월 1일 만 45세 나이로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이어 끊임없이 개혁을 설파하면서 삼성의 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았다. 이 회장의 20년 경영 성과는 삼성의 ‘글로벌화’ ‘세계 일류화’라고 압축할 수 있다. 삼성은 이 회장이 취임하기 전에도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 기업이었으나 세계 시장에서는 여전히 ‘우물안 개구리’였다. 이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혁신과 ‘품질 중시 경영’으로 대표되는 신경영, IMF 외환위기를 극복한 ‘선택과 집중’으로 삼성의 글로벌화에 성공했다. 이 회장은 1987년 취임 후 ‘자율경영’ ‘기술중시’ ‘인간 존중’을 축으로 하는 제2 창업을 선언하고 ‘21세기 초일류기업 달성’이라는 비전과 ‘조(兆) 단위 순이익 실현’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실현 불가능한 선언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됐던 이 약속을 결국 이 회장은 이뤄냈다. 반도체·액정디스플레이(TFT LCD)·휴대폰·모니터 등 세계 1등 제품을 탄생시켰으며 브랜드 가치도 2007년 169억달러로 세계 21위를 기록하면서 글로벌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2002년에는 시가총액 면에서 2005년에는 브랜드 가치 면에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소니를 앞지름으로써 세계 최고 전자기업의 하나로 성장했다. 이 회장은 특히 국내 반도체산업을 성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를 미래에 필수적인 산업이라 판단하고 1974년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사업에 착수해 한국이 ‘전자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닦았다. 이후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1984년 64메가D램을 개발했으며, 1992년에는 D램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2001년에는 세계 최초로 4기가D램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그 결과 삼성 매출액은 이 회장 취임 당시인 1987년과 비교할 때 17조원에서 152조원으로 8.9배 성장했으며 2700억원에 불과하던 세전이익은 14조2000억원으로 52.6배 성장했다. 이 시기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140조원으로 140배, 수출은 9억달러에서 663억달러로 73.7배 증가했으며 해외 직원을 포함한 임직원 수는 16만명에서 25만명으로 1.7배 증가했다. 삼성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출액으로 보면 국내총생산(GDP)의 18%, 시가총액은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의 20%, 수출은 한국 전체 수출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외형 성장 외에도 선진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전적인 기업 문화를 정착해 그룹의 경영 체질을 강화했다. 내실 면에서도 세계 일류기업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의 성공이 가능했던 것은 이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데 큰 이견이 없다. 강병준기자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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