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전력공사 변압기 단가계약 수주전에 단독응찰 업체의 돌풍이 이어졌다. 현재까지 낙찰가가 공개된 400억원(12억원) 가운데 변압기사업협동조합의 수주 규모는 2억원에 그쳤다. 이미 7개 이상의 단독 응찰자가 나옴에 따라 업계가 자발적으로 구성한 변압기사업조합 체제가 유지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나왔다. 21일 현재 한국전력공사가 공개한 12건의 변압기 단가계약 중 11개를 제룡산업, 케이에스일렉트로, 이엠씨코리아 등이 수주했다. 특히 특수단체인 상이군경회 변압기사업소가 다섯건(약 140억원)의 사업을 수주했다. 현재까지 이들의 수주 금액은 420억원 이상으로 이미 올해 한전의 전체 변압기 단가계약액의 25%를 넘었다. 반면 약 40개 변압기 사업자가 구성한 서부, 남부, 동부의 3개 변압기 사업조합은 22.9kV 일반형 지상변압기(500KVA) 22대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금액도 2억2000만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전체 3개 사업조합이 전체 변압기 물량의 90% 이상을 수주했던 것과 비교된다. 조합에 소속됐거나 수의계약에만 참여했던 일부 기업이 잇따라 단독 응찰에 나선 것은 단가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단체수의계약 제도 폐지 첫해인 지난 2007년엔 과당경쟁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업계가 조합을 창립,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지난해까지 수의계약으로 변압기 물량을 수주하다 올해 처음 경쟁 입찰에 참여한 상이군경회 변압기사업소의 홍재희 부장은 “단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얻어 물량을 수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업조합 체제가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이미 전체 물량의 25% 가량을 수 개 기업이 가져간데다 나머지 사업에서도 사업조합이 얼마만큼 물량을 수주할 지 모르는 상황이라 조합에 소속된 다른 기업도 단독 응찰에 나설 수 있다. 사업조합은 단독 응찰 업체가 출혈 경쟁에 나섬으로써 조합 설립의 근본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부변압기사업협동조합 김동평 상무는 “알루미늄 공장을 겸한 일부 업체를 빼고는 원자재 가격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에 물량을 수주하고 있다”며 “나머지 물량을 조합 측에서 최선을 다해 가져오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순욱기자 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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