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1. 들어가며살아가면서 더 이상 돌아갈 수도, 돌아갈 필요도 없는 과거의 기억들이 때때로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는 현실 상황을 지배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존재에 우리는 여태까지 곧잘 ‘과거’를 대변해 온 공적인 영역에 대한 회고로서 거대 담론을 형성하는 기억과는 다른,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으로서의 기억이라는 면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90년대 이전의 소설 속에 나타난 과거가 시대와 민족의 아픔과 추구하는 이념을 그리기 위해서 존재했다면, 소설가 김소진의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에서 보여지는 과거는 그저 개인이 가진 소소한 기억의 흔적들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 소소한 기억의 나열은 그에게 있어서 단순한 추억의 회고가 아닌, 지금 여전히 유의미한 기억들을 재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정치적인 행위로서 볼 수 있다. 또한, 기억의 재생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과거를 통해 ‘지금 여기’를 이야기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다고 할 것이다.하얀 눈사람의 속에 우리가 ‘짐작한 것과는 다른’ 검은 항아리가 숨겨져 있는 그림을 상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소진이 보는 세상은 ‘내가 보는 것과는 달리 돌아가는 세상’이다. 눈이 녹으면서 보게 된 검은 항아리의 실체는 우리에게는 낯선, 그러나 결국은 현실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세상인 것이다. 작가의 눈을 통해서 보게 된 세상은 그렇게 자신이 생각한 것과는 달리 돌아가는 세상이었고, 그런 경험을 통해서 그는 세상에서 그의 존재가 생각한 것과 같이 무겁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그의 깨달음은 소설 속 ‘나’의 의식에 투영하여서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소설 속에서 ‘나’는 자신의 기억 속에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는 공간의 실체가 그의 내면 의식 속에 자리 잡고 있던 것들을 끄집어내어 말하게 하고 있다. 나의 서사는 기억을 지배하는 공간에서의 과거 시간으로의 회귀의 과정으로 보여지고 있다. 유년 시절의 경험에 그가 끊임없이 현실을 ...
· 해피레포트는 다운로드 받은 파일에 문제가 있을 경우(손상된 파일/설명과 다른자료/중복자료 등) 1주일이내 환불요청 시 환불(재충전) 해드립니다.
(단, 단순 변심 및 실수로 인한 환불은 되지 않습니다.)
· 파일이 열리지 않거나 브라우저 오류로 인해 다운이 되지 않으면 고객센터로 문의바랍니다.
· 다운로드 받은 파일은 참고자료로 이용하셔야 하며,자료의 활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다운로드 받은 회원님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안내
보고서 내용중의 의견 및 입장은 당사와 무관하며, 그 내용의 진위여부도 당사는 보증하지 않습니다.
보고서의 저작권 및 모든 법적 책임은 등록인에게 있으며,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저작권 문제 발생시 원저작권자의 입장에서 해결해드리고 있습니다. 저작권침해신고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