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시장에 하이브리드 열풍 분다 ‘기름에서 전기로, 엔진에서 모터로.’ 글로벌시장에 하이브리드 자동차 열풍이 거세게 몰아쳤다. 오는 2015년 전 세계 시장에 줄잡아 1억대가 쏟아져나올 신차 경쟁에서 4분의 1인 2500만대가량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채워지면서 자동차 업체만이 아닌 국가간 자존심 경쟁으로 번질 전망이다. 지금도 최신 모델은 전체 부품의 40%가량이 전자부품·소재로 채워진다. 앞으로 등장할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가히 전자·IT의 총아라 불릴 만큼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와 잘 단련된 제조기술을 이상적으로 접목한다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존 자동차와 달리 세계적인 주도권을 우리가 쥘 수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액은 497억달러로 반도체(380억달러)·조선(270억달러)을 훨씬 앞설 정도로 수출 전략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06년 말 기준으로 총 264만대가 수출됐으며 이 중 미국이 70만대, 유럽(EU)이 74만대로 이들 두 지역 수출이 전체 수출량의 절반을 웃돌았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은 온실가스 배출량, 연비 강화 등 자동차 관련 비관세 장벽을 점점 더 높이 쌓으며 한국의 수출 전선을 위협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 속도를 높이고 확실한 대외 경쟁력을 하루빨리 확보하는 것만이 ‘지속가능성’을 여는 열쇠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미국에 뒤진 상태다. 하지만 지금의 내연기관 자동차처럼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전 세계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다. 우리가 세계적 표준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우리 정부와 현대·기아자동차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동시 장착하는 일본 주도 하이브리드 방식의 자동차 상용화와 국민 보급을 적극 추진한다. 궁극적으로는 휴대폰처럼 충전했다가 연료 충전 없이 주행할 수 있는 ‘플러그인 방식’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이라는 양동작전을 펼친다. ‘플러그인 방식’ 자동차의 강점은 일본식 하이브리드자동차에 비해 연비 성능이 월등할 뿐 아니라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제너럴모터스(GM)가 올 초 디트로이트모터쇼에 ‘볼트(Volt)’라는 이름으로 최초 공개했을 정도로 아직 신천지인 분야다. 단기간 내 일본 대비 80%까지 기술을 따라잡은 한국은 같은 출발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도전이다. 관련 최첨단 부품과 소재를 얼마나 빠르게 국산화하고 우리 기술로 만드는지도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다. 한때는 기름을 지폐처럼 도로에 깔고 달린다고 할 정도로 배기량은 부의 상징처럼 굳어졌다. 하지만 ‘GT(그린IT)시대’에 이런 자동차는 유물처럼 박물관으로나 옮겨져야 할 신세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 저녁 퇴근해서 주차장 콘센트에 자동차 전지 플러그를 꽂아 놓았다가 다음날 100㎞는 너끈히 달릴 수 있는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왔다. ◆‘디트로이트쇼’가 ‘하이브리드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북미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오토쇼)’는 간판을 ‘하이브리드쇼’로 바꿔달아야 할 형국이다. 그만큼 세계 자동차시장의 대세는 ‘하이브리드’로 향했다. 인류가 만든 상용 자동차들은 ‘기름’ 없이는 스스로 단 1㎝도 못 굴러간다. 지난달 열린 북미국제오토쇼에서도 친환경, 에너지 효율 문제가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석유 의존에서 석유 프리로(Go from gas-friendly to gas-free)’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와타나베 가쓰아키 도요타 사장도 “2010년까지 가정에서 충전해 쓰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친환경 컨셉트카는 기술력을 가늠하는 잣대라는 점은 오토쇼 곳곳에서 확인됐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픽업트럭인 ‘A-BAT’ 컨셉트카를 내놓았다. 가속할 때 석유 연료를 쓰고 저속에서는 전기모터를 쓰는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도요타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을 뽐냈다. GM은 에탄올 85%, 휘발유 15%를 연료(E85)로 쓰는 컨셉트카 ‘F430 바이오 퓨얼’ 모델을 선보였다. 릭 왜고너 GM 회장은 “에탄올 차량이 자동차의 새 역사를 만들 것”이라면서 “폐타이어·나뭇조각 같은 폐기물에서 저렴하게 에탄올을 추출하는 기술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프 레니게이드는 가솔린과 리튬 이온 배터리를 동시에 쓰는 2인승 오프로더 하이브리드 카를 선보였다. 캐딜락은 수소 연료 전지차를 내놓았다. 캐딜락의 프로보크 컨셉트는 GM의 5세대 수소 전지를 얹었다. 세 개의 전기모터를 앞뒤 액셀에 배치, 최고 속도 시속 160㎞(제한)로 일반 휘발유 엔진차와 다름없는 성능을 발휘한다. 자동차 업계의 궁극적인 목표는 일명 ‘물로 가는 차’다. 물에서 수소를 분해해 이를 원료로 쓰는 수소 연료 전지차다. 상용화까지 최소 10∼15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소를 얻는 과정이 까다롭고 복잡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수소 주요소 설치와 같은 인프라도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수소 경제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오일 달러’가 전 세계 경제 흐름을 좌지우지했듯 물이 연료가 되는 20년 후에는 ‘워터 달러’라는 말을 심각하게 쓸지도 모른다. ◆토막상식-하이브리드차, 연료·온실가스 얼마나 줄이나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발전하겠지만, 현실에도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기존 차량에 비해 50%가량의 연료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솔린엔진을 단 기아 프라이드자동차 연비는 리터당 13.1㎞다. 하이브리드 프라이드라면 리터당 19.8㎞를 거뜬히 달린다. 단순 계산으로도 같은 양의 기름을 넣고도 6.7㎞나 더 달리는 셈이다. 소모하는 기름의 양이 적은만큼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도 줄어드는 것이 당연하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민·관 차원의 공동 노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주목받는 이유다. 하이브리드 기능이 추가되지 않은 가솔린 프라이드 차량은 1㎞를 달리는 데 178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하이브리드 프라이드는 같은 거리를 달려도 119g밖에 발생하지 않는다. 연료 절감률에 조금미치지 못하지만 온실가스 배출 감소율도 하이브리드차가 월등하다. ◆하이브리드차 관련 주요국 지원정책 *국가: 지원 내용 - 미국: 수소연료전지차 프로젝트 등 R&D에 27억달러 규모 지원, 하이브리드차 구매시 최대 3400달-- 러 세제감면(연방정부), 소득공제 및 전용차선 진입허용(주정부) - 일본: 97년부터 하이브리드차 개발 등에 1200억엔 국고 지원, 하이브리드차 구매시 보조금 지원, 자동차세 및 취득세 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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