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일 1961, 알제리아 작품론원체험과 역사적 상상력의 만남곽경헌1우리는 누군가로부터 굴곡이 심한 인생 역정을 듣거나, 그러한 실화(實話)를 적은 글을 읽을 때 불현듯 ‘소설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원일 선생과의 만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리 읽게 된 그의 산문집(『사랑하는 자는 괴로움을 안다』,『삶의 결, 살림의 질』, 『마추피추로 가는 길』)을 덮고 나서 필자는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거기에 편편이 실린 그의 성장사, 가족사는 그 자체로 영락없이 한 편의 소설이었고, 오히려 잘 빚어진 그것보다 더한 감동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감동은 인터뷰를 마친 지금까지도 여진처럼 남아 있다.그 시절을 거쳐온 사람들치고 누군들 그만한 고생을 안해 본 사람이 있을까마는, 작가 김원일의 경우 그것이 유독 도드라져 보이는 이유는 분단이데올로기의 직접적인 피해자라는 데 있다. 그의 성장 과정의 한복판에는 아버지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그의 아버지는 「미망」 『마당 깊은 집』 『불의 제전』 등을 통해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듯이 “사상에 미쳐”(「어둠의 혼」) 좌익활동을 하다가 6·25 때 잠적해 버렸다. 따라서 그의 어머니는 삯바느질로 힘들게 가계를 꾸려나갔고, 그 또한 신문팔이·신문 배달원 노릇을 하며 학비를 벌어야만 했다. 더욱이 그의 어머니는 “남편으로부터 받은 소외감과 전쟁으로 겪은 고생 탓에 모진 여자로 변해”(『사랑하는 자는 괴로움을 안다』) 그를 무섭게 닦아세웠다. 아버지 없는 가정의 장남이 떠맡아야 할 의무감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그로 인한 고통이 얼마나 심했던지 김원일은 “삶이 괴로웠다. 그래서 태어나지 않은 상태나 빨리 늙어 노인이 되기를 원했다.”(앞의 책)고 술회하고 있다.그에게 있어서 이러한 절망과 고통의 상태는 문학 청년 시절까지도 줄곧 이어졌다. ‘서라벌 예술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하여 소설 습작에 몰두했으나, 그에게 등단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여러 차례 신춘문예에 응모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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