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과학자 유치 경쟁 중.’ 전 세계가 고급 두뇌 과학자 유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선진국 도약을 위해 귀국 과학자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선진국인 미국·일본 등조차도 우수한 과학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이에 비해 근대화 시절 활발하게 한인 과학자 귀국을 독려했던 우리나라는 최근 해외 박사 학위 취득자 중 현지에 잔류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제11차 과학기술발전 5개년 계획을 통해 우수 과학기술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인종·국적·대가 불문의 3원칙을 표명했다. 이어 ‘그린루트’를 구축해 16개 부처가 공동으로 해외에서 유학한 고급 인재들이 귀국 시 주요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한편 관련 부처가 공동으로 귀국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또 중국유학 영재 사이트를 통해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려는 인재들을 위한 구인·구직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외국 국적의 고급 기술 인력 고용을 위한 이민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말 반도체산업협회(SIA)와 전기전자공학회(IEEE)는 해외 출생의 과학 기술자를 쉽게 고용할 수 있도록 이민법 등을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내용을 보면 미국 과학기술 분야 학위 취득자들이 학생비자를 영주권으로 직접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 전문인력의 배우자나 자녀들은 비자 기한 제한에서 면제하는 것을 담고 있다. 현재 미국 대학의 전기전자공학 박사 학위 취득자들 중 71%와 석사학위 취득자들 중 51%는 외국 국적을 갖고 있다. 또 영국은 무역산업부(DTI)에서 세계 최고 과학자를 유치하기 위해 로즈 장학금과 같은 장학제도 설립을 추진 중이며 일본은 경제단체연합회를 중심으로 외국인이 갖고 있는 다양한 가치관·경험·노하우 등을 활용해 국민 1인당 부가가치 창조력을 높이자는 ‘외국인 수입 문제에 대한 제언’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에 비해 60∼70년대 재외과학자 유치 활동을 통해 큰 효과를 봤던 우리나라는 최근 적절한 유인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들이 자국으로 유학온 인력들에 대해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며 고급인재를 빨아들이는 ‘인재 블랙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출신 이공계 미국 박사학위 취득자의 현지 정착률은 1992∼95년 20.2%, 1996∼99년 31.3%, 2000∼2003년 46.3%로 급증하는 등 고급 두뇌의 해외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과학기술부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도 국제 경제에서 자국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급 인력이 자국에 들어오고 잔류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어 재외과학자의 귀국을 독려하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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