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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산업 50년]프롤로그-새로운 50년을 위해


카테고리 : 레포트 >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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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산업 50년]프롤로그-새로운 50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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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언제까지 미제 PX물건만 사 쓰고 라디오 하나 몬 맹글어 되겠나! 누구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가? 우리가 한번 해보는 기라. 먼저 하는 사람이 고생은 되겠지만서도 하다 보면 나쇼날이다, 도시바다 하는 거 맹키로 안되겠나.”
 <1958년 1월, 구인회 락희산업 창업주. 금성사 25년사>
 사주인 구인회 락희산업 회장은 라디오 사업 검토 1년쯤 지난 1958년 1월, 철회·정회·태회·평회·두회 등 형제와 당시 34세인 락희화학상무 구자경 현 LG명예회장을 불러모아 이렇게 전했다. 이것이 대한민국 전자정보통신부문 ‘산업’ 역사의 시작이다. 그로부터 50년이 흘렀다. ‘미제 라디오를 만들어 보자’는 고 구인회 회장의 뜻은 대한민국을 전자정보통신 대국으로 만드는 기초가 됐음은 물론이다. 전자신문은 전자정보통신산업 50년사를 ‘산업’ 시각에서 새롭게 쓰기로 했다. ‘50년 산업사’는 이 전자정보통신 산업을 이끌어 온 인물과 기업, 기술 중심으로 쓰여질 것이다. 특별기획팀 일동은 올 한 해 업체와 기관, 개인에게 흩어진 자료를 모아 후대에 남을 50년사를 쓰려 한다.
◆프롤로그
 우리 경제는 수년간 ‘넛 크래커’ ‘샌드위치론’ ‘성장한계론’ 등에 부딪혀 새로운 도약을 못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은 2006년에 비해 14.2% 증가한 3717억6000만달러를 기록할 만큼 큰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미 수출전선 곳곳에서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다. 환율 하락, 고유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금융위기, 중국발 인플레이션 위협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를 견인하는 전자산업과 반도체·자동차·조선·철강 등도 이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한 이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이 약화돼 있다. 저임금 고노동에 기반을 둔 대부분의 전통산업은 이미 국내에서 기반을 상실했다. 그나마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기업을 이전했거나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다.
 ◇산업적 관점에서 쓰는 ‘전자정보통신 50년사’=대한민국 수출의 40%, 무역 흑자수지 70%를 담당하는 전자정보통신 산업이 올해로 50년을 맞았다. LG전자 설립을 기점으로 봤을 때다. 학계에서는 해방 이후 민족자본이 형성되기 시작한 시점, 구한말 이후 전기와 통신이라는 기술이 도입됐던 시점을 거론하기도 한다. 더 올라가면 대한민국에 우정역사가 시작된 1884년 12월 4일 우정국 설립 시점을 전자정보통신 기원으로 삼거나, 통신용으로 연을 활용하던 조선시대와 신라 진덕여왕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경우도 더러 있다.
 본지는 ‘산업적’ 관점에 한정하기로 했다. 근대적 의미의 우리나라 전자정보통신 산업 시작은 기업의 탄생과 그에 따른 연구개발, 제품 생산 판매와 맞물려 진행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자정보통신 산업의 시발점으로 LG전자 창업과 제품 생산과정으로 삼았고, 삼성의 등장과 본격적인 경쟁체제 돌입, 전자정보통신 산업의 중흥과 디지털 최강국을 만드는 과정에 주목하기로 했다.
 일제 강점기 시대 중전기 위주의 정책, 혹은 이후 적산불하 과정, 미국 원조가 이어지던 한국전쟁 이후의 일련의 과정을 포함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으나 우리나라의 자주적 산업발전 과정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해 제외하기로 했다. 다만 이 부분은 자주적인 전자정보통신산업사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에서 ‘맹아기’ ‘준비기’ 정도로 설정키로 했다.

 ◇전자산업이 유일한 미래=우리가 전자정보통신산업사를 쓰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수종사업이 여전히 전자정보통신에 있다는 점이다. 90년대 후반부터 반도체·정보통신·정보가전 등 IT산업의 주도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화되고 있다.(표 참조)
 삼성경제연구소가 한국은행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산업별 GDP 성장기여도’를 보면 90년 이후 반도체와 전자부품, 영상·음향 및 통신기기(정보가전)의 기여도가 대한민국 산업 성장의 핵심임을 알 수 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반도체 및 전자부품은 19.4%, 영상·음향 및 통신기기는 12.0%의 성장기여도를 보이고 있다. 두 산업을 합치면 무려 31.4%에 이른다. 자동차 4.4%, 석유 및 석탄제품 2.4%, 기타 수송기계 2.0%를 다 합쳐도 우리나라 반도체와 전자부품, 정보가전 기여도 중 어느 하나를 이기지 못한다. 대한민국 GDP 성장에는 반도체와 정보가전 등 전자산업이 주도적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1980년대까지 우리 경제는 제조업과 건설업 등이 경제성장을 견인했으나. 1990년대 이후에는 사실상 전자정보통신 산업이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CDMA 이동통신 서비스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통신서비스 GDP 성장기여도는 1996∼2000년 8.0%에서 2001∼2005년 9.3%로 성장했다. 현재까지 대한민국 경제성장 주역은 단연 전자정보통신 산업이다.

 ◇새로운 디지털 50년을 쓰자=90년대 이후 디지털산업은 세계 경제성장의 본류로 자리잡았다. 전자정보통신 산업 도약이 이어지면서 세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90∼98년까지 3.2%에서, 98∼2000년까지 4.2%로 1.0%포인트 도약했다. 우리나라도 1999년부터 2년간 GDP 15%를 차지하는 IT산업이 무려 30%대 성장세를 보이며 치욕적인 IMF구제금융 사태를 극복했다. 반도체 역시 같은 기간 동안 40% 성장을 보이며 경제성장을 견인했다. 이 시기 우리나라 총수출 가운데 IT산업에서만 수출이 30%나 늘어 전년 대비 20%의 고성장을 실현했다. 이즈음 삼성전자는 LCD와 CDMA, LG전자는 광디스크드라이브 부문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2000년 이후 이들 기업은 반도체·휴대단말·반도체·LCD TV·생활가전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우리나라는 2005년 기준 PC 보급 2600만대,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 1000만명을 넘어서 ‘디지털 기회지수 1위’에 올라섰다.
 ‘디지털 최강국 대한민국’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58년 시작한 우리 전자정보통신 산업은 대기업의 해외진출에 이어 이제 중소기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와 지원육성이 이어졌고, 해외수출 개미군단은 미국·중국·유럽·인도·동남아시아 등 세계 벽을 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지난 50년간 전자정보통신 산업 성장사를 써왔다. 우리 기업은 60년대 초반 60달러에 불과했던 대한민국을 2만달러, 세계 12위 경제대국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환경은 만만하지 않다. FTA로 이어지는 개방경제 체제와 원화절상, 기술 보호주의 강화, 세계 표준에 대한 문제가 숙제로 남아 있다. 새로운 원천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시장을 확대하고, 규제를 완화해 글로벌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지나간 50년을 돌이켜 보는 이유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이렇게 진행됩니다
 연중기획 ‘전자정보통신산업 50년사, 새로운 디지털 50년을 위해’는 대한민국 전자정보통신 산업을 이끈 사람의 이야기, 기업의 이야기를 쓰려 한다. 산업정책을 만든 사람과 그것을 추진한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 얽힌 기술개발 비사를 정리하고자 한다. 사람과 기술, 기업이 지난 50년을 만들어왔다는 사실을 믿고 싶은 특별기획팀의 욕심이다.
 ◇주제별 산업 흐름 정리=산업사는 핵심 주제별로 정리하되 해당 사건 발생시점을 고려하기로 했다. 58년 이전까지는 주요 사건을 정리하지만 이후부터는 좀 더 세밀하게 기업 탄생과 발전, 그 속에 얽힌 주요 정책 등을 넣을 예정이다. 핵심주제는 특별기획팀 기자단과 자문단이 40여개의 세부과제를 선정, 구성했다.
 ◇50년을 빛낸 사람들=해당 시기에 전자정보통신 산업을 주도한 사람을 소개하려 한다. 전자정보통신 산업 인물열전 정도가 될 것이다. 사람이 기업과 기술을 만들고 그 기술을 팔러 다니는 것이 ‘산업사’라는 인식 아래 사람의 이야기에 충실하려 한다. 이곳에는 기업인과 해당 기업의 주요 임원이 소개된다. 그 시기에 새로운 정책을 기획하고 그것을 추진한 사람도 포함한다. 우리 전자정보통신 산업 50년은 강력한 정부의 수출드라이브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는 점을 감안했다.
 ◇50년을 빛낸 핵심 기술=지난 50년 우리 기업은 외국 기술을 따라잡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왔다. 정부출연연구기관도 마찬가지였다. 50년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 기업연구소는 1만5000여개에 이른다. 진공관 라디오 개발로 시작한 우리 연구진의 활액은 TDX전전자교환기, 30나노 64기가 낸드플래시, OLED 휴대폰 개발로 이어지며 세계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50년간 산업계를 놀라게 했던 신기술 개발 현장을 조명한다.
 ◇이 한 장의 사진=지난 50년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리나라 기업인은 세계 곳곳을 누볐다. 생산직 여사원들은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야간 철야작업을 불사했다. 기능올림픽 대회 우승을 하고 가두행진을 하던 직원들이 있었다. 그때 그 시절을 한 장의 사진으로 회고해 본다.
◆ 특별취재팀=김동석 팀장, 권상희, 배일한, 김준배, 황지혜, 조성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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