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 구동기술을 적용한 소니의 풀HD LCD TV ‘브라비아 X’의 출하가격은 46인치와 52인치가 각각 390만원과 540만원. 반면에 경쟁 제품급인 삼성전자의 ‘파브 보르도 풀HD 120’는 46인치가 470만원, 52인치가 570만원이다. 올해 초만 해도 소니의 브라비아가 삼성의 보르도보다 15% 정도 비쌌지만 올해 말 가격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소니의 보급형 LCD TV ‘브라비아 W’가격은 40인치·46인치·52인치가 각각 240만원·340만원·440만원으로 파격적인 수준이다.” 원화가치 상승과 원자재 가격 인상 등 원가상승 요인의 급증에 따라 국내 가전업체의 내년 내수시장에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환차에 의해 상대적으로 여력이 생긴 소니·하이얼·하이신 등 외산 가전업체가 내수시장에서 영향력 회복을 목표로 대대적으로 전열을 정비하고 나서면서 공격적인 목표 수립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할인점과 백화점에서 철수했던 소니가 발길을 돌려 지난달 신형 LCD TV ‘브라비아 X 시리즈’를 삼성과 LG 대비 5∼10% 낮은 가격대로 내놓았다. 이달 들어서는 기존 제품 대비 출하가를 최대 20%까지 낮춘 보급형 ‘W 시리즈’를 추가로 출시,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섰다. 유통망도 돈 되는 곳을 중심으로 재정비했다. 강남백화점에 재진입해 매장도 다시 꾸몄다. 또 HD캠코더와 DSLR 등 국내 업체에 비해 비교적 기술 우위에 있는 디지털기기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보강해 정면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하이얼과 하이신 등 중국 가전업체의 행보도 빨라졌다. 하이얼은 딜러 중심의 영업에서 주요 거점별 오프라인 유통점을 확보하고 기존 LCD TV와 와인냉장고 등의 품목에서 PDP TV와 양문형 냉장고·대용량 세탁기 등으로 대폭 확대하고 전열을 정비했다. 하이신 역시 6개의 품목을 내년에는 22개까지 늘리고 직영 쇼룸은 물론이고 직영 판매점과 AS망까지 갖춰 한국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PC업계도 원화절상에 대한 반사이익을 받고 있다. 글로벌 PC 업체는 올 초보다 절상된 원화가치로 노트북PC의 가격을 5만원 이상 하락시켜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판매량도 15%∼20% 늘어났다. 외산 업체의 공격적 행보에 국내 업체도 나름의 복안을 세우고 있다. 어렵더라도 목표는 올해 대비 10% 이상 성장으로 높여 잡고 제품과 유통망, 서비스 차별화로써 선점 효과를 이어나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어컨 등으로 B2B시장에서 수익원을 다양화하고 최근 시작한 ‘디오스 갤러리’ 등 일반 소비자용 빌트인 가전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볼밸런스 드럼 세탁기, 시스템 에어컨, 홈바 달린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등 올해 잇따라 선보인 신제품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가격과 디자인을 다양화한 후속 제품군을 내놓기로 했다. 또 카드사·통신사업자·이사서비스업체 등 타 업종과의 묶음 상품 등 고객이 누릴 수 있는 종합적인 만족도를 높여 외산 업체와 마케팅 전쟁에서 차별화할 예정이다. 박석원 LG전자 한국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올해는 에어컨과 IT제품의 호조세로 매출 목표 대비 10% 이상의 상향된 실적을 거둘 것”이라며 “내년에는 외산 업체가 환차를 역이용해 총공세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어 대응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정지연기자@전자신문, d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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