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셔-개발사 체제로 모바일 게임 시장이 전환되면서 주요 모바일 게임 업체들이 퍼블리싱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파트너가 될 우수 개발사들은 최근 혹독한 시장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거 사라져 ‘쓸 만한’ 모바일 게임 개발사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부쩍 관심거리로 등장한 대규모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 등 오랜 제작 기간과 투자가 필요한 게임을 개발할 역량이 있는 업체는 더욱 찾기 힘들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잇단 퍼브리싱 진출과 이에 따른 개발업체의 부재가 모바일 게임업계에 심각한 개발인력난을 가져오고 있고 이로 인해 퍼블리셔들이 수익을 얻더라도 투자할 만한 개발사들이 없는 악순환이 지속되리란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올들어 컴투스·게임빌·넥슨모바일·지오인터랙티브·세중나모 등 그나마 개발력을 갖춘업체들이 퍼블리싱을 선언, 그나마 몇안되는 실력있는 업체의 개발력마저 사장시키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평이한 싱글 게임 개발 능력은 이제 평준화돼 누구나 만든다”며 “최근 트렌드에 맞는 게임들은 시나리오도 복잡하고 제작 기간도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제작사나 개발 인력은 드문 형편”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퍼블리셔에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쓸 만한 개발사를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게 모바일 게임업체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소수 우량 업체와 대다수 영세 개발사로의 양극화와 시장 정체 장기화가 겹쳐지면서 능력있는 개발사에 서너개의 퍼블리셔가 달라붙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시장을 견인할 히트 게임이나 장르가 출시되지 않는데다 타이쿤·퍼즐·미니게임 등 유사 장르 게임들이 넘쳐나면서 소수 메이저급 업체들이 개발보다 퍼블리싱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용량 1MB가 훌쩍 넘고 치밀한 기획과 시나리오 등을 필요로 하는 최근의 대규모 게임 개발 추세에 적절한 게임을 개발할 업체들의 씨가 말랐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 정도다. 한 모바일업체 대표는 “그나마 대규모 게임 개발역량을 가진 이통사의 30여 게임 관련 우수 협력사 가운데 절반이 퍼블리싱에 들어섰거나 검토 중이란 게 문제”라고 말했다. 퍼블리싱시스템은 마케팅·유통 능력 등을 가진 퍼블리셔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진 전문 개발사와의 협력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문제는 최근 경쟁력을 가진 업체는 퍼블리싱과 개발을 같이할 여력이 있는 메이저 업체로 성장한 반면 나머지 업체들은 영세성을 벗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는데 있다.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을 주로 하는 세중나모 한 관계자는 “시장이 작고 진출입이 잦다 보니 개발 단계부터 협력하며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개발사는 찾기 힘들다”며 “시장을 거시적으로 보며 게임을 종합적으로 기획 및 마케팅할 인력은 더욱 드물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개발사 품귀 현상이 ‘퍼블리셔->개발->수익->재투자’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깬다는 점이다.
퍼블리셔를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들어온 자금이 참신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중소 업체로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이는 모바일 게임 시장이 퍼블리셔와 개발사로 분리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견해도 있다. 영세 업체가 난립해 있는 시장이 정리되고 대형 퍼블리셔와 특화된 경쟁력을 가진 전문 개발사들로 재편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오철준 모바일게임산업협회 국장은 “이통사의 모바일 게임 협력사 정책이 개방형에서 선별형으로 바뀌면서 산업 고도화의 계기를 맞았다”며 “개발과 투자, 수익의 선순환 구조를 이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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