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모 대학 공대에 합격한 김명룡(20)씨. 원하던 학과에 합격했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무엇보다 한해 10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은 큰 부담이었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 사정 탓에 학비는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무리 아르바이트를 많이 한다고 해도 학비를 스스로 마련하기란 쉽지 않을 듯 했다. 그런 그가 우연히 알게된 사이버대학을 알게 됐고, 저렴한 등록금으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여졌다. IT의 발전은 교육 형태마저도 바꿔 놓았다. 과거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선생의 강의를 눈을 반짝이며 듣던 시대였다면, 이제는 집에서 또는 도서관 등에서 PC나 노트북과 인터넷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때가 됐다. 초 중등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 교육까지도 온라인으로 마치고 학사 학위까지 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사이버 대학의 등장이 이를 현실로 만들었다. 사이버 대학은 교육부의 인가를 받은 정규 대학이다. 현재 총 17개 대학이 인가를 받았으며 이중 15개 대학은 4년제 정규 대학으로 수료 후 학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2개 학교는 전문대학 과정이다. 오프라인 대학이 주로 19∼25세의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과 달리, 원격대학의 학생은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의 직업 또한 대학교수, CEO, 군인, 자영업자, 가정주부 등 다양하다. ◇공부는 온라인으로, 학교 활동은 오프라인으로=처음 사이버대학이 개교할 때에는 기존 대학 생활의 낭만이나 캠퍼스 생활 등 오프라인적 프로그램을 향유할 수 없던 것이 단점으로 꼽혔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오프라인 대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사이버대학교에서는 학교 주관의 입학식과 학위수여식, 정기적인 체육대회, 대동제, 학술제 및 방학 시즌을 이용한 학생들의 해외 탐방 등 다양한 행사들을 개최하고 있다. 또 오프라인 대학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그대로 제공하면서도, 학비는 일반대학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저렴한 비용으로 학업을 마칠 수 있다. 일반 오프라인 대학교의 한해 등록금밖에 되지 않는 1000만원으로 입학에서 졸업까지 학비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 ◇학기당 등록금 100만원 내외=사이버 대학의 등록금은 총 등록금제인 오프라인 대학과는 달리 학생이 수강하는 학점 수에 따라 달라진다.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학점당 5∼8만원 정도로 100만원 정도면 1학기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각 학교마다 직장인에게 학비를 감면해주는 직장인 전형이나 한 학교에 가족이 두 명 이상 재학할 경우 학비를 감면해주는 가족장학금, 장애인이나 기초수급대상자 장학금, 각종 특기자 장학금 등 학교별로 다양한 장학금 제도를 운영해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사이버대학교는 △시·공간을 초월해 강의를 들을 수 있고 △횟수에 제한이 없는 점 △한류 문화언어학과나 문화예술경영학과와 같은 실용적이고 특색 있는 학과가 많은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사이버대학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편이기는 하지만 최근 들어 각 사이버대학들의 신·편입생 지원자 수 증가나 졸업 후 대학원 진학률의 증가 등을 보면 사이버 대학의 위상도 변화했음을 실감하게 된다. ◇독특한 전공 과정도 개설=사이버대학에서는 각 학과별로도 과 특성에 맞는 행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일례로 경희사이버대학교의 벤처농업경영학과는 그동안 배운 유통과 마케팅을 직접 체험한다는 모토아래 학과생 중 농촌 거주 학생들의 농산물을 학교 캠퍼스 내에서 ‘직거래 장터’의 형태로 판매, 재학생 및 주변 관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관광레저경영학과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기에 한 번씩 국·내외 관광지 답사를 통해 학생들의 견문을 넓혀주는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이처럼 사이버대학에는 학생들이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들이 여러 가지로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 대학 못지않은 대학생활을 즐길 수 있다. ◇첨단 기술 활용 극대화=일부 학교는 최근 휴대형멀티미디어(PMP)의 확산 추세에 맞춰 PDA/PMP용 강의파일을 제공해 출퇴근시간 등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수업에 임할 수 있도록 U러닝 환경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실시간 원격제어 솔루션을 구축해 컴퓨터를 처음 사용하거나 초보인 학생을 위한 화면공유 상담 서비스 등 첨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학교도 있다. 경희사이버대학교 관계자는 “사이버대학은 대학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비싼 등록금 대신 저렴하고 다양한 강좌로 원하는 공부를 마음껏 하려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대학을 단순히 간판을 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한 지성인으로서의 소양과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이버 대학교가 딱이다”고 말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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