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의 유교는 발생한 것이 아니라 수용된 것이라는 발생론적 특색을 가진다. 이 수용의 시점은 대략 삼국 시대로 여겨진다. 물론 삼국 시대 이전의 유교 문화를 논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 자체의 역사적 사실성을 확인키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또한 설혹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삼국 시대가 여전히 중국 유교의 수용기에 있었슴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삼국 시대의 유교 수용을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에 답변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째, 유교란 무엇인가? 둘째, 유교가 삼국에 수용되기 이전 삼국의 사회·문화적 상황은 어떠했는가?
유교에 대한 완벽한 개념적 규정은 아마 불가능할 것이며, 여기에서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아 마 어떤 이는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수용시점, 곧 삼국 시대의 중국 유교의 역사적 성격, 더 구체적으로는 바로 수용된 그 유교가 어떤 성격의 것이었나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유교를 시간·공간적 전 실제를 아우르는 하나의 총체적 실체로 보는 것이 의미있는 설정이라는 생각에 반대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각 시간·공간 속에서의 유교를 그러한 총체적 유교의 현실적 자기 실현·전개라는 시각에 동의한다면, 또한 한국에서의 유교 역시 그러한 자기 실현의 한 실제로 보는 것이 한국유교사를 보다 보편적 관점에서 서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바로 이 수용의 시점에서 조차 수용된 그 유교에 대해서 뿐만아니라 도대체 유교란 무엇인가 하는 데에 대한,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대략적이나마의 이해를 가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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