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리니지3’ 개발총괄실장의 기술 유출 사건은 일부기는 하지만 게임개발자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음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본지 10일자 2면>. 지난 10년 동안 온라인게임의 종주국 입지를 다지며 산업 덩치를 1000배 이상 키워 온 이면에 ‘종양’도 함께 자라고 있었던 셈이다. 이에 개발자의 도덕적 해이가 게임산업에 미치는 각종 부작용과 향후 세계적 개발자 풀 구축 및 시스템 혁신을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2회에 걸쳐 긴급 점검한다.<편집자>
‘소속사보다는 자기 이익, 이용자보다는 자기 세계 구현을 위해 일한다.’ 게임 개발자들 스스로가 진단하는 한국 온라인게임 개발 현장의 현주소다. 10여년 전 황무지 바닥에서 온라인게임을 처음으로 만들고, 뿌리를 내리게 하다보니 그 작업 중심에 있던 개발자는 차츰차츰 회사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 되어갔다. 유명 게임을 만들어낸 핵심 개발자일수록 입김과 결정권은 세졌고, 회사는 “있어만 줘도 고맙다”는 식으로 개발자에게 끌려다녔다. 물론 창작산업의 특성상 개발자가 누구보다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인정한다.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의 압축성장사가 말해 주듯, 제대로 된 개발자관이나 선진사례 학습이 정립되지 못한 채 ‘막무가내’로 개발자들이 키워져 온 부분을 부인하기 힘들다. 지난 10년 이상 게임개발사를 이끌어 온 업계의 한 원로는 “어느새 프로젝트당 100억원을 웃도는 게임이 즐비해졌지만, 10년 전 1억원이 들이던 때에 비해 팀워크나 개발자의 능력이 100배 이상 커졌다고 말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통상적인 개발 작업이 팀 단위로 엮이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패거리 문화’도 고질적인 문제를 낳고 있다. 주로 학맥을 기초로 한 친분관계로 이뤄진 개발팀원은 그들을 발탁해 준 실장이나 팀장 등의 좌장을 중심으로 한몸처럼 움직인다. 대부분 개발 인력이 이렇게 움직이기 때문에, 일부 핵심급의 이탈은 곧 프로젝트 전체의 중단 또는 사외 이탈로 이어지기 일쑤다. 아무리 애써 장비·서류·파일 등을 통한 유출을 막는다 하더라도 ‘머리에 들어있는 아이디어’를 갖고 나가 다른 회사를 차려 프로젝트 연장선의 게임을 만들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 중견업체 핵심 개발자 A씨(32)는 “동료 개발 팀장 중에 자신의 게임과 능력을 이야기하면서 ‘우리 팀은 경영권도 흔들 수 있다’는 말을 쉽게 내뱉는다”며 “그런 얘기를 들을 때면 섬뜩함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개발자들의 빗나간 행보는 고스란히 그 업체가 금전적 피해나 사업 지연으로 떠안게 된다. 이번 엔씨소프트의 경우는 그나마 메이저 업체다보니 견뎌낼 수 있으나 소규모 업체의 경우 회사 존립이 흔들릴 정도의 홍역을 치르기도 한다. 오늘도 개발자들 사이에 금언처럼 오가는 ‘라면 먹던 시절에는 좋은 게임 나와도, 게임 하나 성공해 밥을 먹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망가진다’는 불명예스러운 속설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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