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산업을 중심으로 3500개의 벤처를 포함, 총 8900여 개의 IT 기업이 자리잡고 있는 세계적인 ‘모바일 시티’. 이 곳에는 20만 명의 사람들이 대한민국 IT 산업의 주역이 돼 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이 올리는 연간 매출액만도 한 해 87조원에 이른다. 유능한 인재들이 창업을 하며 미래와 꿈을 키우는 이 곳은 미국 실리콘밸리가 부럽지 않다. 모범사례를 배우겠다며 해외에서는 취재진들과 시찰단이 몰려오기도 한다. 2030년, 경기도 성남시의 모습이다. 성남시와 성남산업진흥재단이 그리는 ‘모바일 시티! 성남’의 청사진이다. 성남시는 2030년까지 내다보는 장기적인 산업발전을 위해 전략산업을 선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와 재단은 성남의 산업구조와 인프라를 집중 분석한 결과 △IT 시스템온칩(SoC) 및 부품 △차세대 이동통신 산업을 우선적으로 키우고 장기적으로는 무선 복합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육성해 갈 계획이다. ◇IT SoC와 차세대 이동통신 산업 집중 육성=성남시는 인구 100만여 명이 살고 있는 국내 최대의 기초자치단체다. 예산은 2조4600여억원으로, 광역자치단체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국내 최고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성숙한 소비자군이 형성돼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이미 많은 중소 IT 기업들이 들어서 있다. 이들 기업의 연구개발형태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연구비와 과제가 쏟아지는 분야가 IT SoC와 차세대 이동통신 등 두 가지 분야로(표1 참조), 성남시는 이러한 주력산업을 집중적으로 키워 시에서 모바일 핵심 기술이 탄생하도록 조성함과 동시에 이동통신 최초 상용화의 출발점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게다가 고양·부천·군포·용인 등 주변 지역에서는 제조업이 많이 발달돼 있어 인근 지역과 시너지와 차별화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무선통신부품과 멀티미디어·정보처리 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IT SoC 및 부품과 이동통신 시스템과 휴대단말기술로 대표되는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는 성남이 주도하고 LCD 제조와 같은 다른 IT 분야는 주변 도시와 공조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성남시는 내년부터 2012년까지 IT SoC 및 부품과 차세대 이동통신 산업에 집줕 투자하고 2010년부터는 융합분야·디지털콘텐츠·무선복합문화 등 신산업 분야를 개척한다. 여기에 소요되는 사업비는 2012년까지 총 846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2030년까지 추가적으로 필요한 공간은 71만㎡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활성화 방안은=우선 성남시 동원동에 공단(분당테크노파크) 예정지를 2015년까지 조성해 전략산업의 기업집적지로 활용하고, 3만6000㎡의 공간이 필요한 연구기관은 재단의 비즈니스센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공간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또한 공공기관이 이전해 비게 될 공간도 전략산업 기업과 연구기관을 위한 공간으로 배정한다. 전 세계 기업이 모일 수 있으려면 인력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원가나 시설 비용과 제품 테스트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선통신방송산업에 관련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성남소재 대학의 전략 분야 학과를 설립하도록 한다. 또한 전략분야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창업보육센터를 설치한다. 혁신주체들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전략산업기업 대표자 협의회도 설립한다. 벤처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벤처 투자자금을 조성하고 특허나 마케팅과 같은 서비스를 지원할 수 기업도 유치할 계획이다. 전략산업을 책임지고 키우기 위해 전략산업지원(기술이전)센터를 재단 내에 설립하고 사업이 전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성남시는 2010년까지 IT 분야를 특화하고, 2020년까지 부지와 장비 등 물리적인 인프라 뿐 아니라 경영이나 마케팅 서비스도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 2030년에는 복합클러스터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모바일 존 구축=이번 전략 중 가장 두드러지는 사안은 성남시가 모바일 분야 관련 무선 방송통신 융합 특구(모바일 존)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모바일 존은 수요자가 주도해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다. 테스트 시설을 갖춰 방송이나 통신 기술을 무료로 테스트하고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모바일 문화관과 체험관·놀이공원 등을 마련해 소비자의 반응도 체크할 수 있게 한다. 모바일과 콘텐츠 유통 센터를 마련해 새로운 기술 도입을 원할하게 하고 개발 이전 단계인 기술 표준화도 주도할 수 있도록 한다. 김봉한 성남산업진흥재단 사장은 “세계 시장이 큰 무선 방송 통신기술을 시험 검정할 수 있도록 해 관련기기와 부품 제조업체 및 서비스 업체들이 모이도록 하는 것이 모바일 존 구축 목표”라며 “이를 통해 IT 종주국으로 주도권과 위상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인터뷰 - 김봉한 성남산업진흥재단 사장> “이번 사업의 목적은 경쟁력있는 첨단산업분야의 복합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지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클러스터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추진해 나갈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협력체제, 다시 말해 효율적인 거버넌스의 구축이라고 하겠습니다.” 김봉한 성남산업진흥재단 사장은 모바일 시티 성남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사안이 산학연관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찌보면 산학연관의 협력체제는 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산업체는 학계와의 연계를 통해 충분한 인력을 공급받을 수 있으며, 학계와 연구소가 주축이 돼어 개발한 기초 기술은 산업체가 상용화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것이 재투자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바로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그가 ‘모바일 시티 성남’ 사업의 성공을 위해 투자해야 할 분야는 어떤 시설이나 설비를 마련하는 것보다 산업체와 학계·연구원·정부가 하나의 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김봉한 사장은 “성남시가 전략산업을 선정한 분야는 제조업도 아니고 가장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 창조적인 산업”이라며 “그렇다면 가장 필요한 것은 기술을 창조해 낼 수 있는 인프라이고, 이것은 그 어떤 것보다도 사람을 중심으로 한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통해 만들어 진다”고 말했다. 그는 “산학연관의 협력 고리를 만드는 역할은 기초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함께 나서서해야 할 일”이라며 “기초지방자치단체는 기업에 밀착해 지원하고 중앙정부는 큰 정책적인 틀을 만들어 보다 나은 기업경영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봉한 사장이 이번 사업을 기획하게 된 동기는 20년 후 성남시의 미래에 대한 고민에서 나왔다. “세계 각국은 지역을 경제의 거점으로 육성하여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 않습니까. 앞다퉈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해외 기업을 유치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시의 15∼20년 후 미래를 이끌 차세대 성장 동력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했습니다.” 그는 먼저 성남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성남시에 있는 기업 중 40%가 IT 분야라는 사실이었다. KT, SKT연구소, SDS, SK C&C, 포스데이타, NHN 등 유수 IT기업들이 포진하고 있으며, 기업부설연구소는 물론 전자부품연구원, 정보통신기술협회 등 연구기관까지 있어 매우 우수한 IT산업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사장은 “성남시는 세계적인 IT산업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라며 “OECD가 발표하는 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 정보화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를 IT 산업 도시로 키우기 위한 기초 기반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벤처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풀뿌리가 되는 중요한 존재”라며 “이번 사업은 IT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데 중점을 두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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