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 드는 주문에 (증설이) 하루가 급합니다.” 지난 25일 가동 1주년을 이틀 앞둔 LG필립스LCD(LPL) 파주공장 7세대 라인. 가로 2m가 넘는 대형 기판유리가 집채만한 노광장비속으로 쉴새없이 빨려 들어갔다. 50m 가량 떨어진 모듈공장에는 기판유리를 움직이는 로봇팔과 조립공들의 바쁜 손놀림이 다소 어지러운 풍경을 연출했다. 김재삼 총무팀 과장은 “지난 2월부터 다시 24시간 풀 가동 체제에 돌입했지만, 물량이 달린다”고 말했다. ‘첫 돌’을 맞은 LPL 파주공장은 활력이 넘친다. 3개월전만 해도 넘쳐나는 재고로 공장가동을 일시 중단했던 침울한 풍경은 어느 새 자취를 감춘 상태다. 차세대 투자를 기획중인 에이스팀 유상전 상무는 “2월말부터 TV세트업체들의 수요가 부쩍 늘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재고가 성수기 수준인 2주에 불과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추세면 3분기로 예정된 증설 투자를 급하게 서두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LPL의 지난 3월 대형 LCD 출하량은 615만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판유리기준으로 월 생산능력은 지난 달말 7만8000장을 넘어섰다. LPL은 6월에는 9만장, 성수기인 3분기에는 11만장까지 생산량을 늘려 출하량 신기록을 매달 갈아치울 태세다. 물량이 늘어나면서 파주 7세대 라인의 수익성도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 유 상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부품 가격인하 효과도 있지만, 원가절감 모델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며 “2분기중 월간 기준으로 7세대가 사상 첫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 1분기 첫 번째 원가절감 모델을 출시한 LPL은 2분기중 LG전자, LG이노텍 등 계열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초원가절감 모델 ‘토네이도’ 출시도 눈앞에 두고 있다. 다시 뛰는 LPL의 심장부인 파주공장의 맥박이 빨라지면서 세계 최대를 표방한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도 빠르게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동안 입주를 망설였던 장비·부품 협력사들이 인근 선유 산업단지로 속속 입주하고,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LG마이크론 등 4개 계열사도 연내 입주를 추진중이다. 파주 클러스터는 계열사와 협력사의 입주로 현재 51만평 규모의 LPL 파주공장 본단지에 협력사 단지가 합쳐져 총 135만평의 LCD메카로 우뚝 설 예정이다. 경기개발연구원은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15조3158억원의 생산유발과 9만835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파주시 기업지원과 최영호 과장은 “파주 클러스터가 향후 2∼3년내 완성되면 세수입 증대효과도 4조8000억원에 이르는 파주의 보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7세대 라인의 정상궤도 진입에 맞춰 신공장인 P8 투자도 빨라지고 있다. P8공장은 이미 7세대 바로 옆에 건물이 완공된 상태다. 유 상무는 “기존 설비 생산능력 확대 여부에 따라 P8 공장은 5.5세대 또는 8세대로 꾸며질 것”이라며 “그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7세대 증설, 신공장 투자 등 파주공장의 기지개는 직원들의 얼굴에도 나타났다. 점심시간 삼삼오오 모인 직원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점심을 먹고 종종 걸음쳐 작업장으로 향하는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 보였다. 파주공장을 떠나면서 정문 입구 옆에 붙은 ‘파주는 경제’라는 문구의 대형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첫 돌’을 맞기까지 온갖 시련과 진통을 겪은 파주공장은 이제 달릴 준비에 한창이다. 파주=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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