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하고 싶으세요? 경영에 필요한 ‘수술’(컨설팅)까지 해드립니다.”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이사장 박인철)가 창업 및 경영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기업 주치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자있는 기술 치료는 KAIST에 예산을 지원, 기술종합병원(텍 크리닉)까지 차려줬다. 말 그대로 똘똘한 기업으로 성장할 ‘싹’만 보이면 창업에서부터 경영, 나아가 기술 종합 컨설팅까지 다 하겠다는 것이다. ◇‘빵빵’한 전문가 풀 확보=대덕특구는 전문가 확보가 관건일 것으로 보고, 고급 컨설턴트 유치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전문가 풀은 크게 △경영일반=자금, 마케팅, 시장 조사, 경영혁신, 조직·노무 회계 △법률=국내·외 계약상담, 소송 및 분쟁 등 중소기업 법률 △회계=벤처기업 회계·재무, 세무, IPO, M&A 등 △기타=특허 및 기술 등 크게 4개 부문으로 나눠 확보했다. 법무법인 바른이나 삼일회계법인, 윕스, EC 21, 네모 파트너스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기업 관련 지원 기관 32곳이 참여하고 있다. 경영 지원 대상자 선정은 신중하지만 대신 선발만 되면 경영 전반에 관한 정밀진단을 통해 3∼5개월은 집중 관리를 받을 수 있다. 기업경영과 회계, 법률 등을 분리해 컨설턴트가 1대1로 붙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을 만들어 간다. 대덕특구는 이를 위해 기업당 컨설팅 비용의 70%, 최대 15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지난 1월부터는 대덕특구 2층에 창업·경영 지원센터를 만들어, 새살림도 차렸다. 상담 전문가 1명을 상주시켜 기업 애로를 수시로 접수한다. 전문 코디네이터와 컨설턴트도 아예 자리를 깔았다. 예비 창업자를 위한 창업·경영 상담 센터도 특구 내에 차려놓고 본격 지원하고 있다. ◇KAIST 기술종합병원 성황=온라인과 오프라인, 초진과 특진 등 기업의 진료와 처방이 병원처럼 다양하다. 현장 애로기술상담과 기술지도, 공동·수탁 연구 및 기술이전·사업화 등의 전주기적인 지원 시스템을 갖춰 놓고 있다. 기술 진료는 단기로 KAIST 보유기술, 장기로는 대덕연구단지 내 연구 성과물이 대상이다. 진료 기업의 범위도 단기로는 대덕특구 중심이지만 향후 전국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클리닉 센터는 전기전자공학, 기계·소재, 바이오, 나노 등 4개 분야다. KAIST에서 지정상담 전문의로 교수/책임급 95명이 활동하고 있다. 일반상담 전문의로는 선임급/박사과정 66명이다. 또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10개 외부기관에서 78명의 연구원이 참여, 총 239명의 인력 풀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컨설팅 접수 현황을 보면 47개 기업이 59건을 요청했다. 이 가운데는 특구 이외의 지역 기업 14개 16건이 포함돼 있다. 대덕특구가 단순한 지역특구가 아니라 전국구가 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포텍은 KAIST 김수현 교수로부터 렌즈미터의 안정적이면서 정확한 측정값 확보기술을 기술이전 받았다. 또 삼성제침은 나석주 교수로부터 고탄소강 박판제품의 레이저 열처리 기술을 공동연구하기 위해 접촉 중이다. 이외에도 KAIST는 종합상담 콜센터를 온, 오프라인으로 운영 중이다. 부병원장을 맡고 있는 한순흥 KAIST 교수는 “방식을 병원처럼 벤치마킹해 기업들과의 만남을 쉽게 하기 위해 만들었다”며 “새로운 사업을 만들기보다는 현재보다 더 활성화하는 방안을 궁리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대덕특구 실적 지난해 202건 지원 대덕연구개발특구 지원본부가 지난 1년간 지원한 기술 창업·경영 컨설팅은 총 202건이다. 네모파트너즈를 통해 경영 전반에 걸쳐 지원한 사례는 창업·행정·절차가 15건, 경영·전략 24건, 자금 19건, 마케팅 15건, 조직·인사·홍보 20건 등 93건이다. 또 ATG법률회사는 국내 계약 2건, 국제 계약 1건, 특허 1건, 유상 증자 2건 등 총 6건을 지원했다. 삼일회계법인은 회계(IPO) 3건, 재무 3건, 연구소 기업 7건 등이다. 이외에 기술종합컨설팅이 에크텍의 ‘계란 선별기’ 등 24개 기술 90건을 지원했다. 법률·회계 등 전문분야 컨설팅의 수요가 생각보다 미비한 것은 코스닥을 앞둔 기업이나 연구소 기업 설립을 준비 중인 공공기관에 한정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또 기업의 실질적인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상당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하이업 프로그램과 교육 등 특구 지원 사업과 연계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대덕특구 관계자는 “특구 내 공동연구성과를 이전받은 특구 외 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오아이텍 오동훈 대표 “단백질 3차원 영상비교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컨설팅을 받게 됐습니다.” 지난 2002년 창업해 KAIST 동문창업관에 입주해 있는 오아이텍(www.oitek.com) 오동훈 대표는 “바이오인포매틱스 SW와 신약후보물질 탐색 시스템을 개발해 왔다”며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초기 기업을 지원하는 대덕특구 및 KAIST의 시스템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지난 주 KAIST 최승희 교수 연구팀과 미팅을 갖고 사업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공동연구를 목표로 현재 세부 기획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오아이텍은 생물정보학의 산업화를 위한 생물정보 종합 포털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바이오인프라개발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예측 △마이크로어레이 데이터 분석 △생물정보학 컨설팅 △생물정보학 시스템 서버 제공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아직은 매출 1억 5000만 원의 미니 벤처지만, 창업초기 직원 1명이던 것이 지금은 6명으로 늘었다. “해외 시장 진출은 다소 이릅니다. 우선 자체 보유한 기술의 실험적인 검증이 마무리되고, 논문이 나와 기술의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급합니다.” 보유한 특허는 지난 2004년 출원한 ‘스트레스 단백질 내성 유전자의 검색 방법 및 이를 위한 기록매체’ 등이다. 오 대표는 “신약후보물질 탐색 시스템부터 완성하려 한다”며 “이 시스템이 개발되면 신약후보 물질 개발 플랫폼을 서비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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