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온 TV홈쇼핑이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첫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이는 2004년 3조원 시장을 형성하면서 무풍가도를 달리던 TV홈쇼핑의 한계를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14일 한국온라인쇼핑협회가 집계한 ‘2006년도 온라인쇼핑 업계 매출 동향’에 따르면 TV홈쇼핑의 지난 4분기 매출은 9127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TV홈쇼핑은 계절적인 영향이 강해, 전 분기 대비 감소 사례는 있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감소는 처음이다. ◇시장 정체 신호=일각에서 우려해온 TV홈쇼핑 시장 정체가 현실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블TV 가입자 수가 2006년을 기점으로 1400만가구에 육박, 포화 단계에 들어섰다. 또 TV 기반 전자상거래(t커머스)가 활로를 찾지 못하고 고전 중인 것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t커머스는 5개 홈쇼핑사업자가 모두 추진 중이지만 올해 전체 매출 규모가 10억원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이흥국 우리홈쇼핑 상무는 “예전처럼 케이블TV 채널에만 의존하고 충동구매에 매달리면 홈쇼핑 시장은 정체될 것”이라며 “2004년에도 정체가 거론됐으며 그때는 새 상품인 보험 등 무형상품을 개발해 도약했는데 올해도 그때처럼 제3의 도약이 가능할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1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GS홈쇼핑은 지난해 1분기와 유사하거나 소폭 상승을, CJ홈쇼핑은 전년 동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홈쇼핑도 매출 규모에서 낙관하기 어렵다. ◇TV 매체의 한계점 도달=TV 매체의 영향력에 좌우되는 TV홈쇼핑의 특성상 TV가 상거래에서 발휘할 수 있는 한계점 도달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뉴미디어 상거래의 중심이 TV에서 인터넷으로 변화하는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가장 좋은 노출도의 채널에 홈쇼핑이 방송되는 현재의 시청 환경에서 TV홈쇼핑 시장 최대 규모가 3조원 후반대에서 머무는 것은 정체를 의미한다. 인터넷은 성장세가 여전해 e마켓플레이스(이른바 오픈마켓)는 지난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5.9% 성장한 1조3788억원(출고액 기준)을, 인터넷 종합쇼핑몰은 14% 늘어난 969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규모에서도 TV홈쇼핑이 3조5474억원인 데 비해 오픈마켓이 4조8237억원, 종합쇼핑몰이 3조6688억원에 이르렀다. ◇2분기 실적에 주목=TV홈쇼핑 시장은 2분기와 4분기가 호황이고 1분기와 3분기는 저조한 계절적 특성을 띤다. 조현찬 한국온라인쇼핑협회의 팀장은 “4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역신장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올 2분기 실적 동향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의찬 현대홈쇼핑 상무는 “상품에 따라서 사업자별로 외형이 변화할 수 있다”며 섣부른 해석을 경계했다. 특히 후발주자인 우리홈쇼핑과 농수산홈쇼핑이 최근 외형 성장 위주 정책을 펴기 시작하면서 시장 규모를 끌어올릴 개연성도 존재한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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