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간 한국 영화 총제작비 중 마케팅비(P&A, 프린트 및 광고비용)가 차지하는 비중이 35% 내외를 차지, 영화 산업 전체의 수익성을 크게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순제작비의 상승의 경우 영화의 질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지만, 과도한 마케팅 비용은 과당경쟁을 유발, 관객의 다양한 영화 접근성을 제한하고 산업 구조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자체의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10억원 이상 마케팅비 18.7% 늘어=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06년 한국 영화 평균 제작비는 40억20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01년 25억5000만원에 비하면 57.6% 상승했고, 90년대말 12억원에 비하면 200% 이상 늘어난 수치다. 10억원 미만의 저예산 영화를 제외한 제작비 규모를 보면 2006년 총 제작편수 108편 가운데 10억원 이상 영화 83편의 평균 제작비는 51억1000만원(순제작비 32억7000만원, 마케팅비 18억4000만원)이다. 2005년 67편의 10억원 이상 작품의 평균 제작비는 48억8000만원(순제작비 33억3000만원, 마케팅비 15억5000만원)에 비하면 순제작비는 6000만원 줄어든 반면 마케팅비는 2억9000만원(18.7%)이나 상승했다. 총 제작비 중 마케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이래 31∼32%대를 유지해 오다 지난해 35.8%로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많은 상영관 개봉하는 와이드 릴리즈 영향=최근 마케팅비가 크게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멀티플렉스의 확산으로 동시에 많은 상영관에서 대규모로 개봉하는 방식인 ‘와이드 릴리즈’가 보편화되면서 P&A 비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동시에 많은 상영관을 잡기 위해 상영관 수만큼 프린트(영화 상영 필름)가 필요한데, 프린트 한벌당 드는 비용은 약 150만∼200만원 정도. 여기에 홍보나 광고 비용 등을 추가하면 마케팅 비용은 10억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최근 35억원의 총 제작비를 들인 영화의 경우 P&A 비용은 10∼15억원에 이른다. 이를 회수하려면 약 200만명 가까이 관객이 들어야 하지만 이를 넘긴 영화는 20편에도 못미친다. 나머지는 엄청난 투자비용에도 불구하고 손해를 봤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친 마케팅 비용은 영화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불필요한 과당경쟁 자제 필요=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마케팅 비용 지출은 영화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업계에서 확산되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도한 P&A 비용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전체 영화계가 멍들고 있다”며 “수익성 보존을 위해서는 관객이 늘거나 요금을 올려야 하는데, 모두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문제점은 업계 관계자들도 대부분 인식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는 최근 8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P&A(영화 프린트 및 광고비용)’을 줄여 제작비를 합리화하겠다”고 밝혀 P&A 상승 추세에 제동을 걸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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