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차세대 PDP 모듈 생산라인인 ‘A3-3’에 대한 설비투자를 당초 연내에서 내년으로 늦추기로 했다. 또 오는 2010년까지 투자하기로 했던 ‘A4’ 생산라인도 A3-3 설비가 갖춰진 뒤 투자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LG전자의 이 같은 전략 변화는 지난해 실적악화의 주범이자 올해에도 가장 큰 실적부담 요인인 디스플레이 사업을 조기에 정상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이와 함께 최대 주력인 휴대폰 사업도 수익률 향상을 위해 고가 ‘프리미엄폰’ 전략을 고수하기로 하고, 올해 3세대(G) 단말기 판매 목표를 1000만대로 늘려 잡았다. ◇2년 연속 뒷걸음=LG전자가 본사 기준 성적표에서 2년 내리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영업이익마저 434억원 적자로 추락하면서 연간 단위로는 이익률 2.3%에 그쳐 ‘마지노선’인 3% 벽마저 무너졌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 5조5205억원에 영업적자 434억원, 당기순익 48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1972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고 매출액과 당기순익도 각각 8.8%, 112.3%가량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단위로는 매출액 23조1707억원, 영업이익 5349억원, 당기순익 211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5년에 비해 각각 2.5%, 41.5%, 69.8%만큼 줄어든 수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 2004년 이후 2년 연속 모든 지표에서 뒷걸음을 친 셈이다. 다만 해외법인들의 실적은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 2005년 각각 35조5600억원과 1조1600억원이던 글로벌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LG전자의 이 같은 실적 추락은 무엇보다 디스플레이(DD사업본부)가 직면한 동시 악재 탓이다. PDP 모듈 판매량이 전 분기 91만대에서 4분기 58만대로 급락한 동시에 가격급락이 이어지고 있으며, 세트 제품인 평판TV 가격도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사업본부의 4분기 매출은 1조1995억원으로 직전 분기에 비해 29%나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26억원 흑자에서 146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사업본부별로는 상반기 적자였던 MC(휴대폰)사업본부가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4분기에도 715억원의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효자 사업인 DA(생활가전)사업본부도 계절적인 요인 탓에 전 분기보다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 4분기 매출 1조3108억원에 영업이익 623억원으로 이익률 4.7%를 달성했다. ◇터닝 전략과 전망=LG전자는 전체 실적을 가장 짓누르고 있는 디스플레이 사업과 휴대폰 사업 수익성을 조기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차세대 PDP 모듈 생산라인 설비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늦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호영 LG전자 CFO는 “디스플레이 실적 악화 추세는 1분기에 바닥을 친 뒤 서서히 회복돼 4분기부터는 흑자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PDP 모듈 사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올 1분기도 40인치대 PDP 모듈 판가는 최대 20%까지 급락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하반기에는 미국 등 선진 시장 위주로 50∼60인치급 거대 패널 시장을 적극 창출하기로 했다. 휴대폰 사업도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당분간 안정적인 실적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웅 MC사업본부 상무는 “프리미엄급 제품 판매 비중을 높여 같은 대수를 팔아도 매출·수익성을 올리고 신흥 저가폰 시장에 진입하더라도 그 나름의 고가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며 “다만 국내에서는 3G 저가폰 사업에 참여할 뜻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고가전략을 위해 올해 3G 단말기 판매 목표도 1000만대로 높게 잡았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가 PDP 모듈 등 디스플레이 사업의 실적 개선 여부가 드러나고 휴대폰 매출이 계속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률을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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