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신규시장 창출을 통해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두자릿수 상향 조정하는 등 공격적인 목표를 수립했다. 하지만 이들 CEO들은 국내 정보기술(IT)시장은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구축 등의 수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경기침체 현상을 극복하지 못해 4∼7% 가량의 한 자릿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14일 국내에 진출한 주요 다국적기업 CEO들은 올해 국내 IT시장에 대해 “국내 경기가 4% 안팎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여건이 좋지 않아 IT시장 역시 한 자릿수 성장에 머물 것”라고 진단하고 “이제 경기 전반의 흐름과는 달리 정보기술(IT) 시장은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들어야 하는 절박한 시점”이라면서 이 같은 전망과 목표치를 밝혔다. 최준근 한국HP 사장은 소프트웨어 업체 사상 최대 인수 규모로 기록된 머큐리의 솔루션과 서비스를 핵심 역량으로 꼽았다. 소프트웨어 부문은 IT자산관리(ITSM) 1위 리더십을 바탕으로 2009년까지 40∼50%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부문은 올해 제조·금융 등 산업별 아웃소싱 레퍼런스도 확보해 나간다는 목표다. 10% 이상의 공격적인 매출 성장을 예고한 이휘성 한국IBM 사장은 “IT시장이 고가 시장과 저가 시장으로 양극화하고 있다”면서 “고부가가치 솔루션과 보급형 제품을 균형적으로 공급, 두 시장 모두 잡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올 중반에 출시되는 프로세서 ‘파워6’의 성능 우위, 서비스기반아키텍처(SOA) 레퍼런스 선점 등을 바탕으로 차세대 프로젝트에 승부수를 던질 방침이다. 박형규 한국후지쯔 대표는 “오는 3월 구체적인 비전을 내놓을 계획이지만 시스템과 SI 등 전통적인 매출 구조에서 탈피하고 사업을 전면 다각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후지쯔는 PC를 제외한 사업부문서 30∼40%의 성장을 목표로 하는 공세적인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출시되는 후지쯔-선 공동 모델(유닉스 서버)인 APL를 내세워 유닉스 서버 시장 매출을 획기적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일관했던 x86서버 부문도 본사 차원에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기획, 물량전에 나선다. 아이테니엄 서버인 프라임퀘스트는 차세대 프로젝트에 적극 투입된다. 올해 40% 이상의 매출 성장을 낙관하고 있는 김인교 델코리아 사장은 2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방대한 인력(500명)과 서비스 매출을 성장 엔진으로 꼽았다. 델코리아는 지난 1년 새 IBM, 삼성전자 등에서 10여명을 임원급으로도 영입, 매니저라인도 크게 강화했다. 특히 그동안 PC·서버·스토리지 등 단품 판매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오라클·MS 등 솔루션업체와 연계한 서비스 사업도 크게 강화할 예정이다. 유원식 한국썬 사장은 이미 지난해 x86서버·스토리지·유닉스서버 등에서 10% 가량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UCC 열풍을 타고 10% 후반 대의 공격적인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 채널사를 영입, x86서버 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려 매출을 확보하고 자바·솔라리스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 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강세호 한국유니시스 사장과 김경진 한국EMC사장도 10% 이상의 매출 성장 목표를 내놓았다. 강 사장은 △실시간 인프라(RTI) △MS 기반 솔루션 △오픈소스 △기업보안 △아웃소싱 등으로 5대 핵심 역량으로 정하고 서비스 관련 매출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김경진 한국EMC 사장은 특히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지난해 대비 100% 이상 매출 성장을 일으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매출 실적 집계도 전사 매출을 통합했던 기존과 달리 소프트웨어·하드웨어 부문별 매출 목표를 설정, 별도로 집계하도록 하는 등 영업사원에게 이미 비상령이 떨어진 상태다. 김 사장은 “올해 다국적 IT기업들은 가격 경쟁 등 단타전을 준비하기보다는 새로운 성장 엔진을 찾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국EMC도 신규 솔루션 제품 판매와 새로운 시장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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