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에 펼친 배수진의 효과가 드디어 나타나는 것일까, 40인치 액정디스플레이(LCD)패널에 밀려났던 42인치가 급속히 세력을 회복하고 있다. 내년 1분기경에는 출하량이 50대50으로 40인치와 시장을 반분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출하량이 느는 데도 가격이 더이상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42인치 수요가 출하량 증가 속도만큼이나 함께 늘고 있다는 증거다. 7일 디스플레이서치, 위츠뷰 등 시장조사기관들은 42인치 LCD 패널 출하량이 4분기에 116만8000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44만대의 40인치 출하량의 80% 수준이다. 지난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42인치 LCD 패널의 출하량은 73만2000대로 40인치 118만대의 60% 수준에 불과했다. 더욱이 42인치 LCD패널 가격도 40인치대와 근접해지고 있다. 지난 9월 710달러에 달하던 40인치는 이달 들어 645달러로 55달러 급락한 반면 42인치는 680달러에서 642달러로 하락폭이 적었다. 이에따라 지난 9월 40인치보다 30달러 밑으로까지 떨어졌던 42인치 LCD 패널 판가가 지난 11월 7달러, 이달 들어 3달러까지 그 폭이 줄어들었다. 김승호 디스플레이서치 한국지사장은 “42인치 TV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한 때 한 달을 훌쩍 넘기던 LG필립스LCD(LPL)의 재고기간도 11월부터 적정수준인 3주를 회복했다”며 “재고부담이 줄면서 판가 하락폭도 크게 줄어드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판가 추이는 지속돼 내년 1분기를 기점으로 42인치의 판가가 3분기 만에 다시 40인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42인치 LCD 패널 진영이 지난 3분기에 적자를 감수하며 폭락에 가까울 정도로 가격을 인하하고 물량도 배이상 늘려 TV완제품(세트)업체의 수요를 촉발시킨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42인치 LCD 패널 진영은 지난 3분기에 2분기 33만7200대보다 배이상 늘어난 73만2000대를 출하했다. 가격도 대당 828달러에서 697달러로 무려 131달러나 떨어뜨렸다. 이 결과 42인치 가격이 40인치 가격보다 오히려 23달러나 더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디스플레이서치 집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42인치 LCD TV 판매량은 42만200대로 전분기보다 무려 85.9%나 늘어난 반면 40인치 TV는 78만대로 전분기대비 성장률이 20%에 그쳤다. LPL의 7세대 증산(램프업)이 가속화되고 대만 AU옵트로닉스(AUO)가 올 4분기 LPL과 같은 규격인 7세대를 본격 가동하면서 7세대 증산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42인치 출하량은 내년 초에 40인치의 97%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택중 디스플레이뱅크 연구원은 “표준경쟁은 결국 고객유치가 관건”이라며 “세계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소니가 버티고 있는 40인치 진영에 맞서 42인치 진영이 늘어나는 생산량 만큼 얼마나 효과적으로 신규 고객을 창출하느냐가 여전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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