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서버, 다음은 스토리지 시스템.’ 스토리지 분야 성장세가 눈부시다. 정보기술(IT)이 진화하고 정보 인프라가 고도화되면서 시스템 수요도 세대 교체를 거듭하고 있다. 초창기 IT 시장을 견인한 분야는 네트워크였다. 유무선 인프라 구축 붐이 일면서 네트워크 장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어 서부 개척 시대 ‘골드 러시’에 빗댄 ‘닷컴 시대’가 열리면서 재고가 없을 정도로 서버 수요가 급증했다. 당시 주요 업체는 제안서도 필요없이 밀려오는 주문을 대기가 벅찰 정도로 서버 전성기를 누렸다. ◇스토리지, 차세대 시스템 수요 견인 = IT인프라와 디지털화가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 당연히 화두는 데이터 저장과 검색이다. 기업뿐 아니라 개인도 효율적인 정보 저장이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경진 한국EMC 사장은 “수많은 정보가 디지털로 전환하고 이들 데이터를 오랜 기간 안전하게 저장해두고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용하느냐가 수요자와 공급처의 뜨거운 관심”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망도 장밋빛이다. 한국IDC와 같은 주요 시장조사업체는 오는 2009년 국내 스토리지 시장 규모는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연평균 5%대의 성장률을 이어가면서 1조208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또 하드웨어(HW)에서 솔루션과 소프트웨어(SW)로 빠르게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내다 봤다. 세계 시장도 2009년까지 연평균 5.4%씩 성장해 오는 2009년경 시장 규모가 796억 달러에 이르며 부문별로는 SW가 연평균 10%, 서비스는 5.8%, HW가 3.6%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철두 넷앱코리아 사장은 “스토리지 분야는 시스템 중심에서 SW와 서비스가 결합된 솔루션 기반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ILM·컴플라이언스·가상화 등을 유망 분야로 꼽았다. ◇기업 시스템, 솔루션으로 재무장 = 이미 기업 시장에서 차세대 스토리지 분야는 용량에서 솔루션으로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 주요 업체는 백업·복구·아카이빙·기업 콘텐츠 관리·컴플라이언스 등 ‘블루 오션’을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시작했다. 연말 경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는 ‘공인전자문서 보관소’는 이를 위한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홍기찬 한국IBM 본부장은 “기업 업무 환경이 복잡해지고 데이터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중소규모 기업도 대용량 스토리지를 도입하는 추세”라며 “IT컴플라이언스 등 다양한 이슈와 맞물려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고 말햇다. 한 마디로 스토리지가 이제 단순한 저장 장치에서 벗어나 다양한 솔루션의 기능이 복합된 스토리지 솔루션으로 개념이 확대되고 있는 것. IBM·EMC와 같은 주요 업체는 전문 솔루션 벤더와 제휴 관계를 유지하고 공격적으로 SW 업체 인수에 나서고 있다. EMC는 이미 2003년부터 VM웨어·스마츠·다큐멘텀·레카토 등 48억원 규모에 이르는 24건의 인수 합병을 성사시켰다. IBM도 지난 8월 기업용 콘텐츠관리 관리업체 파일네트를 15억달러에 인수해 조직 통합에 나섰고 넷앱도 지난해 스토리지 보안업체인 데크루를 인수했다. ◇개인 저장장치, 제2르네상스 시대 개막 = 디스크(HDD·ODD)와 메모리와 같은 개인 저장장치도 ‘제2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주로 PC 중심으로 수요를 확대해 컴퓨터 시장이 주춤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PMP·내비게이터 등 모바일 기기에 속속 탑재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USB저장장치·메모리카드 등 별도 저장 매체로 진화하면서 이제는 디지털 시대에 꼭 필요한 저장 매체로 자리를 잡았다. 이와 맞물려 하이드브리드 HDD, 메모리카드 겸용 USB, SSD 등 차세대 제품 개발도 탄력을 받고 있다. HDD는 이미 단일 디스크로 700Gb 용량 제품이 나왔으며 내년 초 1TB, 오는 2010년이면 5TB 이상 급 제품이 대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ODD도 기술 진보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과거 CD롬 시절 CD한 장을 만드는 데 5분 이상 걸렸지만 52배속 CD롬이 나오고 DVD RW 드라이브가 이를 대체하면서 이런 불편함이 사라졌다. 이런 추세라면 블루레이, HD DVD 등 차세대 DVD로 최소 25Gb 이상 대용량을 제공하는 날이 멀지 않았다. USB 이동장치도 불과 몇 년 전 64MB 이하 용량으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4Gb 이상 제품이 나오면서 HDD 기반 외장형 저장장치를 대체하는 수준까지 진보했다. 황인섭 TSST 사장은 “앞으로 개인도 휴대용 저장 공간으로 1TB를 가질 시대가 올 것”이라며 “디지털 시대 대표 ‘정보 곳간’으로 스토리지 수요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황지혜 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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