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무역촉진법 시행, 국가 전자무역포털 개통, 전자무역 글로벌화 등 전자무역 분야에서의 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전자무역의 부가가치는 연간 2조∼3조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수출이 생존조건인 우리나라에게 있어서는 그 가치는 수치 이상이다. 전자무역이 없다면 무역의 스피드는 크게 떨어지고 핵심역량들이 불필요한 프로세스에 매달리게 돼 수출 3000억달러 목표 달성은 아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전자무역이 중요한 국가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게 된데는 지난 10여년동안 전자무역을 앞장서 활용하고, 그 확산에 주도적으로 나선 선도기업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자무역 프런티어 기업을 찾아 그 활용사례를 6회에 걸쳐 소개한다.
외환은행은 국내지점 326개, 해외지점 26개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글로벌 금융업체이다. 외환은행이라는 이름에서도 드러나듯이 지난 40년 가까이 무역금융과 국제금융분야에 특화된 경쟁력으로 우리나라가 수출강국으로 거듭나는데 충실한 동반자 역할을 해오고 있다. 그런만큼 전자무역에서도 다른 어떤 금융기관보다 단연 앞서 나가고 있다. 현재 전자무역을 사용하는 기업·기관 가운데 전송량 등 모든 부문에서 외환은행은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 3100여개 업체가 외환은행이 구축한 외환EDI를 통해 수출업무를 진행했으며 거래량은 4만1600Kb에 이른다. 외환은행은 93∼94년부터 KTNET의 무역자동화(EDI) 시범사업에 참여해 공동 캠페인을 수차례 진행하는 등 일찌감치 전자무역의 중요성을 간파했다. 시스템 구축 등 투자비용이 수십억원 소요됐지만 수출입 기업들이 보다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무역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확신에 주저없이 EDI 서비스에 나선 것이다. 외환업무부 강신원 차장은 “개인 금융에서 인터넷 뱅킹을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인터넷 뱅킹으로 몇분만에 처리할 일을 과거에는 은행가서 대기표 뽑고 기다려서 처리했잖아요. 수출입 업무에서도 서류 하나 처리하기위해 사람이 몇번이나 왔다갔다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런 프로세스를 줄이거나 없애면 수출업무가 얼마나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죠.” 기업들이 무역업무를 하려면 신용장과 원산지증명, 인보이스, 패킹 리스트, 선하증권 등의 최소한 4∼5종의 무역문서를 발급받아야 하는데 과거에는 담당직원이 일일이 뛰어다니며 처리하는게 일반적이었다. 외국으로부터 신용장이 오면 은행이 기업에 전화를 걸어 통보하고 출력을 해놓으면 기업 담당자가 이를 찾으러 오는 것이 일반적인 프로세스. 그러나 EDI 시스템 개통이후 해외로부터 신용장 도착여부를 전화할 필요도 없고 일일이 찾으러 올 필요도 없게 된 것이다. 외환은행은 현재 모든 수출입 외환 업무 건수 가운데 60%를 전자무역으로 처리하고 있다. 비정기적으로 수출이 일어나는 소규모 사업장이나 한달에 수출건수가 5건 미만인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자무역을 통해 업무처리를 하고 있다. 과거 건당 2만원에 이르던 처리 수수료도 1만원으로 떨어져 무역업체들이 더욱 반색하는 것은 물론이다. 외환EDI 구축으로 수출입 기업만 효과를 본 것이 아니다. 외환은행 역시 하루 400건에 달하는 무역문서를 출력할 필요도 없고, 문서를 육안으로 구분해 해당업체를 찾고, 메일센터에서 보낼 필요도 없어졌다. 이 업무에만 600명의 전담직원이 투입됐으나 최근에는 지점당 1명 혹은 0.5명이 처리하게 돼 비용절감 효과는 물론 고부가가치 업무로의 전환이 가능해진 셈이다. 외환은행은 내년말 구축될 국가 e트레이드 플랫폼(e-TP)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TP가 되면 은행간 뿐만아니라 다자간 전자문서 교환이 가능해지는데다 원본 문서 자체도 전자적으로 보관이 가능해져 수출업무 효율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강신원 차장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전자무역은 생명줄과도 같다”며 “앞으로 전자무역시스템 고도화에 외환은행도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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