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는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라 기업의 중요 자산이라는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 인수 합병 시 SW의 자산가치를 따지는가 하면, SW저작권 보호조치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최근 SW자산관리 절차를 다루고, 그 결과를 명시한 ‘ISO 19770-1’을 발표했다. 이는 SW를 자산으로 인식하고 라이선스와 사용 절차를 체계화하는 것이 SW산업을 육성하는 근간이라는 공감대에서 나온 것이다. SW자산관리운동을 주도하는 ISO와 SW자산관리에 있어 국내보다 앞서나가는 영국·일본 등 SW자산관리 사례를 네 차례에 걸쳐 진단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SW자산관리를 위한 최초의 국제공인 표준 ‘ISO 19770-1’을 지난 5월 발표했다. 정확히 국제표준화기구/국제전기기술위원회 합동기술위원회 제7소위원회 SW시스템 엔지니어링 분과(ISO/IEC JTC1 SC7)에서 개발했다. 한마디로 SW를 자산으로 인식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기 기술한 국제적 교과서인 셈이다. 이 표준의 발표는 SW에 대한 인식전환을 불러왔고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를 제도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세부적 논의와 협의가 긴밀히 진행되고 있다. ◇‘ISO 19770-1’이 담은 내용은=‘ISO 19770-1’은 SW자산관리를 위한 절차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IT서비스관리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기업지배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기 위해 조직이 일정한 표준에 따라 SW를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잣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SW관리(SAM) 원칙은 SW와 관련된 매체, 설치, 라이선스, 라이선스 증명, 지적재산권에까지 모두 적용된다. 지금까지 프로세스 적용은 업체별로 자의적이었고 대부분의 조직이 종합적인 SW관리 전략을 이행할 수 없었다. 김규성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부회장은 “지금까지 몇몇 공급 업체는 그들의 라이선스 규칙을 매년 변경해 사용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사용자들이 더 나은 SW자산관리 지식과 통제수단을 가졌다는 것을 공급 업체들이 알게 되면 이 같은 사례는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SW선진국 환영=새로운 SW관리 표준은 관련 업계와 사용자단체로부터 환영받는다. 특히 ‘ISO 19770-1’이 SW자산관리 개선에 기여하고 정보기술 프로세스를 위한 측정기준을 촉진하는 기본 틀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호응한다. 때문에 영국에서는 표준 발표와 더불어 조직적 공인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작업이 진행중이다. 영국의 SAM에 대한 인식은 매년 증가 추세며 표준에 대한 관심은 대단해 타 국가에 비해 빠른 변화가 기대된다고 ISO 측은 설명한다. IBSMA(국제 상업용 소프트웨어 관리자 협회)는 북미에서 ‘ISO 19770-1’을 수용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다. IBSMA는 SW를 사용하는 업체와 공급자가 2007년 초까지 표준을 이행하는 것을 포함하는 여러 가지 다양한 승인 절차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 밖에 MS를 비롯한 주요 SW업체 역시 이 표준에 대해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동시에 진행상황을 긴밀히 주시한다. ◇2부 표준안도 수면으로=ISO실무그룹(WG21)은 표준의 제2부 제안에 대해 작업을 추진중이다. 지난 5월 발표된 표준이 SW자산관리에 대한 기본적인 교과서라면 만들어질 ‘ISO 19770-2 표준’은 한층 예민한 사항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우선 산업 표준이나 명칭 협약에 의해 그 전에 정해진 바 없는 태그에 대한 지침이 지정된다. 또 명칭, 라이선스 허여와 통제 변수에 대한 내용도 포함된다. IBSMA는 오는 10월께 런던에서 열리는 ISO SAM 실무 그룹에 보고와 권고 사항을 제시할 예정이다. 로저 위틀록 ISO/IEC SC7 WG21 위원장은 “만일 이 표준이 승인되고 채택된다면 ‘19770-2 표준’은 SW발행자, 사용자 그리고 도구 공급자뿐만 아니라 IT 산업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SW관리수준 아직은 열악 SW관리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SW관리 수준은 여전히 선진국에 뒤진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가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이 매년 발표하는 SW불법복제율이다. BSA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불법복제율은 46%로 세계 평균수준을 웃돈다. SW불법복제율은 그 자체가 SW를 자산으로 인식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대변한다. 이 같은 결과를 유발하는 원인은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회장 최헌규)가 SW불법복제 단속 대상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업 내에서 SW불법복제가 이뤄지는 주된 원인이 SW에 대한 관리소홀과 인식 부족 등 사유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시스템과 전달자 부재, SW라이선스 제도 및 정책에 대한 이해부족이 원인이 된 관리소홀 문제가 전체의 41%를 차지했다. 특히 기업 최고경영자의 정품SW 사용에 대한 인식부족 문제도 불법복제 SW를 사용하는 두 번째 큰 원인으로 꼽혔다. 올바른 정책결정과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SW불법복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SW저작권 보호단체 SPC는 사용자의 의식 전환을 목표로 다양한 전략을 추진중이다. SW 사용환경 지원, SW 개발환경 지원, 대국민 정품사용 캠페인이 그것이다. 그 중 자체적으로 SW를 진단, 관리할 수 있는 SW 자산관리 시스템은 가장 중요한 추진사안이다. 이것은 SW 예산 관리와 용도에 맞는 SW 적정구입, 사후 관리를 기업의 자산관리 개념과 연계해 실행하는 시스템이다. SPC는 “SW자산관리를 통해 회사의 SW보유 현황을 파악하고 SW관리 와 운영지침이 마련하면 SW수요 예측은 물론이고 TCO절감과 SW저작권 분쟁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로저 위틀록 ISO/IEC SC7 WG21의 위원장 ‘기업에서 소프트웨어(SW)가 차지하는 가치는 과연 얼마인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최근 이 문제의 답을 제시했다. ISO는 기업자산으로서의 SW 형태와 라이선스 등의 내용을 담은 ‘SW자산관리기준(SAM) ISO/IEC 19770-1’을 공식 발표했기 때문이다. 로저 위틀록씨는 ISO 19770표준을 담당하는 ISO/IEC SC7 WG21의 위원장이면서 동시에 이 표준의 창시자인 인물이다. “‘ISO/IEC 19770-1’은 IT서비스관리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조직이 일정한 표준에 따라 SW자산관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잣대입니다.” 실제로 이 표준은 SW사용 시 △통제 환경 △계획 및 실행 프로세스 △재고 프로세스 △확인과 준수 프로세스 △운영 관리 프로세스 및 인터페이스 △라이프 사이클 프로세스 인터페이스 등의 내용을 세부적으로 담고 있다. 그가 SW를 자산으로 인식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 고민한 것은 2000년도 대기업 분할 프로젝트에 관여하면서부터다. “임무는 분할될 회사의 SW의 가치를 찾아내는 것인데 몇 개의 라이선스 계약과 몇 개의 구매 서류를 찾았지만 전체SW 명세를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데이터베이스를 검토하고 라이선스 관련 SW를 확인하는 데 무려 42일이나 걸렸습니다.” 결국 그는 표준화된 방식으로 SW를 관리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2001년 일본 나고야에서 SW자산 관리를 위한 실무그룹 결성과 그 표준번호 ISO/IEC 19770을 관철시켰다. 그는 ‘ISO/IEC 19770-1’이 공급자나 사용자 모두의 지지를 받는 표준이며 이를 토대로 SW회사 역시 효율적인 도구를 개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특히 SW사용 패턴, 자산 재고와 특정한 계약 조건을 이행하는 회사들은 잠재적으로 매년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라이선스 비용과 유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 역시 SW관리와 관련한 제반 문제를 가진 국가로 예외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ISO/IEC 19770 표준 작업을 하는 6년 동안 한국이 소위원회에서 가장 활동적으로 참여했다”며 “한국 역시 동일한 형태의 SW자산관리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향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국가”라고 말했다. 그는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ISO/IEC 19770-2’에 대해 “제안은 오는 10월에 나오겠지만 표준이 완성되는 시기는 2008년 2월”이라면서 “19770-1보다 19770-2가 IT 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이 표준 제안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SW자산관리 태그의 표준을 가지는데 충분한 산업적 이해관계가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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