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프린팅 신기술은 십인십색’ 국내 디지털 프린팅 시장이 무르익으면서 신기술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아예 신기술을 접목한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기술우위 기업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래 수요를 겨냥해 확실한 차별기술을 경쟁적으로 내세워 공격 마케팅에 나서면서 프린팅 수요도 덩달아 꿈틀거리고 있다. ◇속도와 소음을 잡아라=토종업체로 유일한 프린팅 분야 원천 기술을 가진 삼성전자는 소음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 바로 ‘노 노이즈(NO NOIS)’ 기술. 이는 레이저 프린터를 사용할 때 가장 큰 불만의 하나인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삼성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다. 기존에는 여러 개의 토너 카트리지를 원통(OPC) 드럼에 장착해 소음이 심했지만, 삼성은 4개 토너 카트리지를 OPC 드럼과 독립적으로 장착, 소음을 최소화했다. 삼성의 컬러 레이저 제품은 소음 수치를 48데시벨(㏈)로 낮춰 사무공간에서 사용해도 업무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오키시스템즈의 ‘디지털 LED 기술’은 속도에 맞춰져 있다. 싱글패스를 기반으로 한 LED 방식으로 빠른 출력속도가 강점이다. 광원으로 레이저 대신에 LED 뭉치 또는 막대 어레이를 사용해 인쇄 단계를 축소했을 뿐만 아니라 프린터 소형화도 실현했다. 지난해 10월 국내시장에 직접 진출한 한국오키 측은 “이 기술로 컬러 레이저 방식의 한계였던 출력속도를 30ppm까지 높였다”며 LED 레이저 프린터가 차세대 제품임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비용과 이미지 기술이 관건=이에 대해 HP와 캐논은 프린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술과 이미지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경쟁업체에 맞서고 있다. HP는 ‘확장형 프린팅 플랫폼(SPT)’을 차세대 기술로 내세우고 있다. SPT 기술의 강점은 적은 잉크로 길어진 헤드를 이용해 알뜰하게 더 많은 문서를 뽑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정욱 한국HP 부장은 “노즐 수를 늘린데다 소모되는 잉크를 다시 순화해 쓸 수 있는 구조로 인쇄 속도와 낮은 장당 인쇄비가 이 기술의 효용 가치”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프린팅 업체인 캐논은 이미지 처리 분야에서는 최고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이 회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이미지 보정 기술인 ‘AIR’와 6미크론 미세 토너는 2400×600dpi의 해상도로 아주 작은 글자와 복잡한 사진까지도 섬세하고 깨끗하게 출력할 수 있다. 출력 후 바로 형광 펜을 사용할 수 있으며 물에 젖어도 번지지 않는다. ◇승부처는 신기술=IT제품이 일반화되면서 주로 제품과 디자인·기능을 강조하는 데 비해 프린팅 업계가 기술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만큼 빠르게 진보하는 프린팅 기술과 국내 소비자의 특수성 때문이다. 프린팅 기술은 70년대 후반 흑백 잉크젯 제품이 선보인 이후 레이저 프린터를 거쳐 싱글패스를 기반으로 한 LED 프린터까지 불과 20∼30년 사이에 시장을 바꿀 만한 획기적인 기술들이 연이어 나왔다. 게다가 프린터는 주변기기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컴퓨터보다 더 복잡한 기술이 요구될 정도로 기술집약 품목이다. 하야시 히로시 한국오키시스템즈 사장은 “국내 소비자는 디지털 기술에 대한 빠른 흡수력을 가지고 있다”며 “가격·디자인보다 오히려 기술우위 제품이라는 점을 강조해 시장을 넓혀 나가는 게 기본 전략”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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