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통신업체 AT&T와 3위 업체인 벨사우스의 합병 파문이 통신분야를 넘어 케이블, 인터넷시장까지 확산되고 있다. AT&T는 지배적 통신사업자로서 당장 △벨사우스의 광통신망을 이용한 IPTV 서비스지역 확대 △싱귤러와이어리스를 활용한 유무선 패키지 확대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AT&T가 인터넷·통신·방송 등 3가지 서비스를 아우르는 이른바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를 완벽하게 소화할 진용을 갖추게 되면서 관련산업계도 인수합병(M&A) 및 서비스통합의 대회오리가 예고되고 있다. <본지 7일자 2면 참조> AT&T는 내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최소 1만여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몸집 불리기로 통신 살리기=AT&T가 벨사우스 인수를 결심한 동기는 날로 새로워지는 뉴미디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 통신업계는 보니지, 스카이프 등 인터넷 전화(VoIP)업체들의 저가공세와 케이블회사의 통신서비스 진출로 협공을 당하고 있다. 에드워드 휘태커 AT&T 회장은 이 상황을 극복하려면 통신업체간 합병으로 덩치를 키워서 급변하는 시장에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금은 AT&T가 통신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면서 업계 일각의 독점우려를 일축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도 “AT&T를 강제로 쪼개던 80년대와 통신시장의 환경이 달라졌다”며 화답하고 있다. 국제전화도 공짜인 인터넷시대에 지역별로 전화회사를 쪼개는 낡은 규제는 더 이상 의미없다는 주장이 공감대를 얻은 것이다. <>마벨(Ma Bell) 부활 예고=이번 AT&T의 벨사우스 인수 가시화는 지난 1984년 미법무부에 의한 AT&T 분할조치와 논리가 시대의 흐름에 밀려 효력을 상실했음을 의미한다. 당시 전국망을 독점하던 AT&T는 법무부의 반독점 논리에 밀려 패소했다. 이후 마벨은 아메리테크와 벨어틀랜틱, 벨사우스, NYNEX, 퍼시픽 텔레시스, 사우스웨스턴 벨, US 웨스트 등 8개 회사로 분할됐다.<표참조> 이 가운데 사우스웨스턴 벨은 1995년 SBC로 회사명을 바꾼 이후 퍼시픽 텔레시스(97년), 아메리텍(99), AT&T(2005)를 잇따라 인수하며 마벨 AT&T의 불씨가 됐다. 벨어틀랜틱(97)과 NYNEX(2000)는 버라이즌으로 통합됐다. 또 US웨스트(2000)는 퀘스트에 인수됐다. AT&T가 벨사우스를 인수하면 미국 통신시장에서 AT&T의 독주를 견제할 회사는 버라이즌이 유일하다. 분할이전의 AT&T, 마벨의 화려한 부활이 회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통신시장=AT&T와 벨사우스의 합병이 기정사실화하면서 통신업체들도 통신시장 구도재편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AT&T는 벨사우스의 광통신망이 구축된 동남부 지역에 IPTV를 우선 보급하고 모바일 TV와 연계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는 등 신규 시장개척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 2위 버라이즌은 선두 AT&T와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M&A를 통한 덩치 키우기를 나서는 미국 통신업계에 또 한차례 M&A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버라이즌 관계자는 우선 영국 보다폰이 소유한 버라이즌와이어리스의 주식 45% 매입방침을 거론했다. 또한 시장가치 100억달러 규모인 미국 5위의 이동통신업체 올텔을 인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서부지역에 기반을 둔 4위 유선전화업체 퀘스트는 AT&T의 추가 인수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통신시장을 양분하게 된 AT&T와 버라이즌의 인수 경쟁으로 시골지역의 중소 통신업자들은 몸값이 크게 오르는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케이블, 위성방송, 장비시장=AT&T의 M&A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에도 만만치 않은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통신, 방송, 인터넷 서비스를 둘러싼 컨버전스 움직임을 가속할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AT&T-벨사우스 합병은 통신 이외의 IT분야까지 연쇄적인 M&A를 부추길 전망이다. 이미 케이블업체인 컴캐스트, 타임워너 등이 덩치를 키우기 위해 중소 케이블업체를 물색하고 나섰다. 위성방송분야에선 당장 벨사우스와 공동 마케팅을 해 온 디렉TV의 고객이탈이 예상된다. AT&T는에코스타와 계약을 맺은 상태다. 통신장비시장에서 AT&T와 버라이즌의 협상력이 극대화됨에 따라 루슨트, 노텔 등 통신장비업체도 생존을 위한 M&A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프랑스 통신업체 알카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AT&T가 추진하는 차세대 TV네트워크 시설투자에 따른 수혜업체로 꼽힌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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