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사이버대학교 컴퓨터디자인전공 3학년인 신영민(25) 씨는 최근 두달간 각종 광고 공모전에서 상을 5개나 탔다. 신씨가 광고 대상을 휩쓸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가 원격대학(사이버대학) 학생이란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굳이 학교에 가지 않고도 인터넷으로 학점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대학에 다니는 학생들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다. 그만큼 아이디어를 구상하거나 훌륭한 작품들을 찾아 연구할 기회도 충분하다는 것. 신씨처럼 등·하교 시간 등 학업 이외의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바쁜 직장 생활을 병행하면서 학점 취득을 원하는 직장인이나 주부들 사이에서 원격대학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01년 9개 대학 6220명으로 출발한 원격대학은 올해 17개 대학 재학생 5만 여명에 이를 정도로 해마다 학생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4479명의 정규 졸업생을 최초로 대거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전체 원격대학 재학생의 85% 이상이 직장인일 정도로 학위 취득 뿐 아니라 재교육 차원에서 사이버대학을 찾는 이들이 다수이다. 대학원을 포함해 이미 학위를 취득한 상태에서 다시 원격대학의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도 전체의 30%에 달하고 있다. 또 오프라인 대학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전문·특화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는 것도 원격대학만의 강점이다. 어문·법학·경영학·사회복지학·부동산학 등 인문사회계열과 정보통신공학·디지털콘텐츠 등 자연계열 학과 등은 기본이다. 여기에 보석감정딜러과(열린사이버대), 디지털음악학과(한양사이버대), 한류문화언어학과(경희사이버대), 소방방재학부(한국싸이버대), 게임PD전공(세종사이버대), 금융보험학과(서울사이버대) 등 실용 위주의 이색학과들도 상당수 개설돼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각 대학들이 국내외 유수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맺고 현장에서 유용한 교육 과정을 속속 개설하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국디지털대학교는 삼일회계법인·삼성SDS·KBS연수원 등과 산학협력을 통해 교육 과정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한양사이버대학교와 서울사이버대학 등도 각각 삼성전기·스웨덴 스톡홀름대 등과 손을 잡고 교육 프로그램 공동 개발 등에 나섰다. 이처럼 평생교육의 요람으로 자리잡고 있는 원격대학들이 이달부터 2006학년도 1학기 신입생 모집에 착수했다. 열린사이버대 등 4년제 대학 15개와 2년제 대학 2개 등 총 17개 대학이 신·편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입학원서는 각 대학 홈페이지에서 인터넷 등으로 접수받으며 고등학교 졸업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단 일반대학과 달리 대부분의 원격대학은 수능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입학지원서 등으로만 신입생을 선발한다. 학비는 수강하는 학점 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보통 학점당 5만∼8만 원으로 입학금과 등록금을 포함하면 120만∼150만 원선이다. 사립대학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렴한 수준이다. 게다가 한양사이버대·한국싸이버대 등 일부 대학은 직장인 신입생에게 입학금이나 수업료 등을 감면해 주는 등 다양한 장학 혜택도 제공한다. 김중순 한국디지털대 총장은 “원격대학이 양적인 성장에 발맞춰 맞춤식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신규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질적 향상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며 “우수한 교수 영입 및 양질의 콘텐츠로 학생들의 학구열을 충촉시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기고: 원격대학의 현재와 미래 -이영세 한국원격대학협의회 회장 yslee0615@hotmail.com 원격대학은 지난 2001년 평생교육법에 근거해 교육부가 인가하는 정규대학으로서 학사학위를 수여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설립됐다. 현재 전국에 17개 원격대학이 설립돼 재학생이 총 5만 여명에 이른다. 이들은 주로 낮에 직장에 다니면서 밤에는 공부하는 학생들로, 배움에 목말라하는 만학도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에게 원격대학은 인터넷을 통해 시공을 초월해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는 학습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일반대학에서는 누릴 수 없는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많은 대학들이 첫 졸업생을 배출해 교육부가 인정하는 학사학위를 취득했을 뿐 아니라 일부는 오프라인 대학원을 진학하거나 사법시험 등 각종 자격시험에 합격하는 등 일반대학에 못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원격대학이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고 그동안 법·제도가 미비한 가운데 급속하게 발전하다보니 일부 대학에서 학사관리나 재정 운영 면에서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원격대학협의회는 이를 반성하고 환골탈태하는 각오로 윤리강령을 선포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함으로써 사회적 신뢰를 다시 회복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이러한 부작용의 이면에는 법·제도상의 문제도 없지 않아 교육부는 원격대학을 고등교육법으로 이관하기 위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원격대학이 고등교육법 체계로 들어가면 명실공히 일반대학과 같은 사회적 법적 위상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원격대학은 일반대학과 동일한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140학점의 교과과정과 입학정원제, 상대평가제를 실시해 왔다. 원격대학은 일부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과 달리 일반대학을 대체하는 레드 오션 시장이 아니고 그것을 보완하는 블루 오션 시장으로서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언제 어디서나 공부할 수 있는 학습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사회생활에 바쁜 현대인에게 시간적 공간적 편의성을 준다. 둘째 원격대학은 비교적 유연하고 실용적인 교과과정을 편성함으로써 지식 사이클이 날로 짧아지고 있는 지식정보화시대 개인의 경쟁력을 계속 유지 발전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원격대학은 속성상 지구 땅 끝에서도 입학하여 공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원격대학의 네트워크를 통하여 세계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넷째 저렴한 학비로 경제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결론적으로 원격대학은 다가오는 21세기 지식정보화와 고령화시대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으로 미래교육의 주역임을 자부하며 그 소임을 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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