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원 규모의 퇴직연금시장이 다음달 1일 막을 올린다. 퇴직연금제도 시행에 맞춰 은행·증권·보험 등 각 금융사는 퇴직연금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불꽃튀는 진검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초기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놓는 것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첫 대면식을 준비하는 업계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금융업계 퇴직연금사업 전략의 중심에는 원활한 서비스 및 마케팅 지원을 위한 IT시스템 경쟁력 확보 노력이 숨어있다. IT시스템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한발 앞서 내놓을 수 있느냐에 따라 초기 시장 선점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독자적으로 혹은 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퇴직연금시스템 구축에 힘써왔으며 다음달 제도 시행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에 여념이 없다. ◇퇴직연금시대 개막=퇴직연금제도는 기존 퇴직금제도가 노후소득 보장장치로서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01년 본격적인 도입 논의가 시작돼 4년여 만에 시행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01년 노사정위원회 논의를 거쳐 지난해 12월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이후 1년간의 준비작업을 거쳐 다음달 1일 시행된다. 현재 은행·보험·증권 등 총 43개 금융사가 금융감독원에 사업자 선정 사전심사를 청구했으며 내년에는 추가로 더 많은 금융사가 퇴직연금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퇴직연금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퇴직금 수급권 보장 및 제도운영의 투명성 강화 △적용 사업장 확대 △다양한 금융기관 참여 및 금융상품 접목 등이다. 증권연구원에 의하면 기업의 퇴직연금 전환율에 따라 시장 확대속도가 달라지겠으나 점진적인 전환 가정시 총 퇴직연금 기금 규모는 내년 20조원 규모에서 2015년에는 10배 수준인 2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IT파워가 경쟁력=기존에 없던 서비스가 새로이 시작되는 만큼 사업을 준비 중인 금융사는 효율적인 서비스 지원을 위한 IT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각 기업의 종업원별 연금 운용기록을 관리하는 기록관리(Record Keeping) 부문은 길게는 30∼40년 가까이 특정 데이타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큼 어느 업무보다 IT시스템의 중요성이 크다. 이에 따라 각 금융사들은 일찍이 IT시스템 구축계획 수립에 나서 △독자 구축 △금융지주사 등을 통한 공동 개발 △코스콤·금융결제원·보험개발원 등을 통한 아웃소싱 등 세 가지 방식으로 나뉘어 퇴직연금시스템을 준비했다. 코스콤의 이시봉 퇴직연금TFT팀장은 “조금이라도 빨리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와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IT시스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자사 업무 환경에 적합한 시스템을 구축한 기업이 초기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사업 참여 금융사들은 대부분 시스템 구축 및 아웃소싱을 마무리하고 성공적인 사업 개시를 위해 최종 테스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선점 경쟁 스타트=IT시스템 준비가 사실상 완료되면서 각 금융사들은 이미 퇴직연금시장 선점을 위한 사전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사업 참여를 선언한 금융사들은 이달 중순부터 금융감독원의 사전 심사를 받고 있으며 잠재 고객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차례의 설명회를 열고 있다. 퇴직연금시장의 특성상 은행·증권·보험 등 그동안 각기 독립된 영역에서 사업을 벌여온 금융업계간 정면 충돌이 불가피해 각 사는 자사 서비스의 차별성을 알리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권은 자산관리의 안정성을, 증권업계는 금융상품에 관한 전문성을 각각 강조하고 있으며 보험권은 퇴직보험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앞세웠다. 특히 이들 기업은 초기 시장을 선점해야 향후 퇴직연금시장의 본격적인 확대에 원활히 대응할 수 있다고 보고 각사별로 대기업·공기업·외국계기업·중소벤처기업 등을 잠재 고객군으로 선정,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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