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지역 민영TV 방송 사업권을 놓고 디지털 가전업체인 휴맥스를 비롯해 한국단자공업·제일곡산·CBS·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며 본격적인 선정 레이스의 막이 올랐다. 휴맥스는 “경인지역 지상파 방송사업자 허가 신청에 지배주주로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하림의 지주회사인 제일곡산 관계자는 “올 상반기부터 전담팀(TF)을 구성, 준비해왔다”며 “조만간 태도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단자공업도 “경인지역 우량 기업들로 컨소시엄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CBS와 기협중앙회 역시 경인지역 방송사 선정에 참여할 뜻을 표명한 상태여서, 오는 24일 신청서 마감을 앞두고 경쟁 컨소시엄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경인지역 민방의 힘=지난해 경인지역 민방이었던 경인방송(iTV)이 방송위로부터 재허가 추천이 거부됨에 따라 올해 경인지역에는 민방이 없었다. 방송위는 경인지역 시청자의 볼권리를 보장키 위해 새 사업자 선정에 나섰으며, 오는 22일부터 사흘간 신청을 받아 이르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 선정·발표할 예정이다. 기존 iTV는 적자에 허덕였지만 새로 선정될 민영방송은 더 나은 조건에서 출발할 수 있다. iTV는 인천과 경기 남부만을 방송 권역으로 인정받았던 데 비해 새 사업자는 경기 북부까지 포함시켰다. 특히 올 1월부터 자체 편성 비율 50% 이상의 지역 민방은 역외 재송신이 가능토록 한 방송위 정책 결정에 따라 서울 지역에도 케이블TV를 통해 프로그램을 내보낼 수 있다. 즉 기존 인천과 경기 남부 856만명에다 경기 북부의 260만명 가량이 늘어나고 서울지역까지 역외 재송신으로 포괄하는 셈이다. ◇현황 및 전망=그간 경인지역 민방 희망 사업자들은 물밑에서 컨소시엄 구성에 몰두해왔다.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나선 CBS는 ‘그랜드 컨소시엄’ 전략을 구상중이다. CBS 관계자는 “2대나 3대 주주로 참여하며 주요 대주주는 협의가 된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기협중앙회 측은 “1대 주주 형태로 참여할 것”이라며 CBS와 다른 전략을 택했다. 휴맥스·제일곡산·한국단자공업 등은 각기 컨소시엄을 이끄는 주체로서 사업권에 도전할 계획이다. 휴맥스는 5∼30%에 해당하는 지배주주 형태의 컨소시엄을 구성, 주요 주주 및 일반 주주 구성 작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최대한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휴맥스는 그러나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한빛아이앤비의 9.4% 지분을 가진 주요 주주여서 논란의 불씨를 가지고 있다. 제일곡산은 지난 96년 전주민방 사업자 경쟁에서 탈락했던 닭고기 전문업체 하림의 지주회사다. 한국단자공업은 1대 주주로 참여한다는 원칙하에 컨소시엄 참여 업체를 모집중이다. 또 기존 iTV 법인은 감자와 채무 조정 후 신규 컨소시엄 영입을 추진할 방침이었으나 아직도 감자와 채무 조정 문제가 해결이 안 돼 사업권 선정 참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경인방송 희망 사업자들은 상호 협상을 진행하며 컨소시엄을 통합하는 ‘합종연횡’을 진행중이다. 희망 사업자를 모두 포함하는 컨소시엄을 만들 경우 사업권 획득 과정이나 추후 안정적인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희망 사업자들이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경인지역 민방 사업권에 도전하고 있어 우려도 제기된다”며 “탄탄한 경영을 책임질 수 있는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받아야 이전의 iTV와 같은 실패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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