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CPU를 PC의 핵심부품으로 생각하지만 이 같은 소비자들의 인식을 가장 아쉬워하는 업체들이 그래픽 칩셋업체다. 요즘 나오는 PC게임의 현란한 특수효과 뒤에는 CPU에 버금가는 그래픽 처리능력과 기술력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PC 개발과 그에 따른 진화를 CPU를 기준으로 평가하다보니 그래픽 칩셋업체들이 인식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점도 없지도 않다는 평이다. 엔비디아는 단순히 화면에 영상을 처리해주는 용도에 머물렀던 그래픽칩셋의 기능을 프로세서의 위상으로까지 끌어올린 그래픽 프로세서 업체다. 공장이 따로 없는 팹리스 컴퍼니를 지향하는 이 회사는 전 직원의 70% 정도가 제품 개발 부분에서 근무하고 있는 기술 중심적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CPU와 맞먹는 성능을 가진 그래픽 엔진이라는 차원에서 GPU라는 개념을 도입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PC 제조만큼이나 부침이 심했던 그래픽칩셋 분야에서 엔비디아가 확실한 강자로 떠오른 것은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있던 3D기술력 덕분으로 풀이된다. 또 퀘이크 등의 3D게임의 등장과 보다 수준높은 그래픽을 원했던 소비자들의 요구 및 워크스테이션급 그래픽의 PC이식 조류 추세를 제대로 살렸다는 점도 엔비디아의 성공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리바TNT라는 제품을 선보이면서 PC환경에서 본격적인 3D 시대를 열었고 이후 내놓는 칩셋들이 크게 성공하면서 그래픽 칩셋분야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전략적인 판단도 이 회사 성장에 한몫을 했다. 지난 2000년 ‘부두 시리즈’로 게임 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3Dfx를 인수, 3D그래픽 시장의 잠재적 위험 요소의 싹을 자르는 동시에 부두의 후광효과를 노리는 마케팅 정책을 펴기도 했다. 최근에는 PC이외의 디지털 기기 시장도 엔비디아의 주요 공략처다. 소니의 PS3와 휴대폰, PDA 등 그래픽 기술은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광범위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20억달러 규모의 나스닥등록 IT기업으로, 미국 IT 업계에서 ‘신기록 제조기’로 불린다. 지난 2003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포천은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 2위에 엔비디아를 올려놓았다. 또 2004년에는 제 10회 팹리스반도체협회(FSA) 주최 시상식에서 최고의 팹리스 기업상인 FFP(Favorite Fabless Pick)상과 ‘모리스 창 모범리더십상(Morris Chang Exemplary Leadership Award)’을 수상한바 있다. 이 회사의 이같은 성공은 영업실적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주요 사업분야인 PC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2005년 2월에서 7월까지 상반기 회계년도에 11억6000만달러의 매출과 순이익 1억3900만달러를 달성했다. 또 전년 동기 대비 순익 증가율은 무려 426%에 달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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