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이데이 노부유키의 뒤를 이어 소니의 새로운 CEO로 내정된 최초의 외국인 CEO 하워드 스트링거가 22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취임했다. 이로써 스트링거 신임회장 겸 CEO는 실적 부진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물러난 이데이 전 회장으로부터 바톤을 물려받아 ‘위기의 소니’를 구해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스트링거는 소니의 부흥을 위해 침체한 가전 사업을 살려내는 데 사활을 걸고, 오는 9월 말 구체적인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트링거 회장은 “나의 최우선 과제는 가전 부문을 다시 일으키는 일”이라며 “세계 넘버원으로서 소니의 자리를 반드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체적인 가전사업 부흥 및 순익증대, 주주가치 제고 전략은 9월 말 정식으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스트링거 회장은 이와 함께 강력한 구조조정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소니는 2003년 이후 2년 동안 비용절감 등 나름의 노력을 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스트링거 회장이 새 CEO로 선임됐다는 발표 이후에도 소니 주가는 8.7% 하락하는 등 효과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스트링거는 소니의 회생을 위한 ‘프로젝트 닛폰’팀을 발족시키며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다. 100일 안에 전자사업 부문 수장인 주바치 료지 사장을 비롯해 가쓰미 이하라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이 전자사업을 회생시키기 위한 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소니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조직의 잉여 부분을 잘라낼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와 전자사업 부문 간에 협력을 증진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스트링거 회장은 “프로젝트 닛폰을 통해 단순한 몸집 줄이기 효과뿐 아니라 문화적 자극도 이끌어낼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소니는 스트링거를 중심으로 한 새 경영진 체제에서 엔지니어링 및 기술적 주도권을 확보하고 제품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는 등 활기를 되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소니가 오늘날과 같은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브라운관에서 쌓은 명성에 취해 PDP나 LCD 등 평판TV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지 못했고, 워크맨에 매몰돼 MP3P 시장을 놓쳤다. 스트링거는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더는 표류를 허용하지 않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몇 년 간 영업이익 및 순이익 급감, 디지털 가전 분야 주도권 상실 등의 악재를 겪어온 소니가 파란 눈의 구원투수를 통해 회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마지막으로 주총 사회를 맡은 이데이 전 회장은 “영업이익률 10% 중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 가전 사업의 환경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고 말한 뒤 쓸쓸히 퇴장했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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