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 고객 만족도를 높여라.’ 지난해 말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국내 기업 45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e비즈니스 정책에 대한 중요도와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정책의 중요도는 3점대(5점 척도 사용)를 기록한 반면 만족도 수준은 2점대를 기록,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항목별 중요도와 만족도는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대체로 △표준화 △중소기업IT화 지원 △세제지원 등의 분야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중요도와 만족도간 평균차가 가장 큰 항목 역시 세 분야였다. 이는 이들 세 분야가 e비즈니스 활성화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입장에서 느끼는 체감 수준이 낮아 다른 e비즈니스 관련 정책보다 우선적으로 보완돼야 함을 의미한다. 또 정부와 협회, 기업의 e비즈니스 관련 전문가집단 3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아직까지는 정부가 정책을 만들고 업계가 따라가는 방식에 대해 별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아직 국내 e비즈니스 수준이 인프라를 구축해 주고 재정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는 도입기 단계에서 활성화 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특히, 중소기업IT화 지원 사업과 산업부문 B2B네트워크구축사업(시범사업)의 경우 기업간 전자상거래 확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정부가 2000억원 넘게 투입했지만 아직 몰라서 활용하지 못한 업체들도 적지않다. 따라서 정부의 e비즈니스 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작업과 지속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금까지 정부의 개별 업종 지원과 제조업계에 대한 정보화 지원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는 기존에 구축한 인프라를 통합·확산하는 쪽으로 키워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전자거래협회 황병우 부장은 “B2B시범사업의 경우 5∼6년 진행하다 보니 슬슬 실적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에 예산을 늘려 사업을 지원해 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최근의 예산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인 것 같다”며 “기존에 구축한 e비즈니스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서 사업을 심화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황 부장은 “그 동안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서 마련한 인프라를 활용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사장될 우려가 있다”며 “e비즈니스와 관련한 신규 사업을 시작할 때 기존의 기술인프라를 의무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기존에 지원한 인프라들을 연계해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자는 목소리도 높다. 많은 제조업체들이 중소기업IT화 사업을 통해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이나 기초정보SW를 지원받아 기업 내부의 IT화를 구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판로 개척이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전개하고 있는 B2B시범사업 업종이나 한국산업단지공단의 클러스터 사업, 제품 판매가 비즈니스모델인 e마켓플레이스 등과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KOTRA 등이 전개하고 있는 수출지원 사업과 B2B시범사업을 연계하는 것도 사업의 기회를 찾는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자원부도 그 동안 수행한 사업들을 통해 구축된 e비즈니스 인프라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산자부 이은호 전자상거래과장은 “중소기업 IT화 사업의 경우 이미 대·중소기업간 및 동 업종기업간의 협업적 정보화를 중점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며 “올해부터는 대기업과 협력업체간의 공급망관리(SCM) 구축 등을 통한 협업적 IT화를 중점 지원해 협업모델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B2B 시범사업은 이미 구축된 네트워크의 거래 활성화를 위해 공유네트워크 확대 및 미국·중국 등 해외시장 개척을 강화하는 한편 트레이서빌리티 등 신기술 접목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아울러 IT콜센터 및 전국 지역 ECRC를 활용해 지역 중소기업의 정보화 및 ERP 등을 포함한 시스템의 활용도 제고를 컨설팅, AS지원 등을 통해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e비즈니스 정책 방향 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중소기업청 등 3개 부처가 e비즈니스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적지않은 예산을 투입해 지원하고 있다. 산자부의 대표 사업은 중소기업에 전사자원관리(ERP)·공급망관리(SCM) 등 솔루션을 공급하는 중소기업 IT화 지원사업, 그리고 업종별 e비즈니스 표준화를 바탕으로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는 기업간(B2B) 네트워크 구축사업이 꼽힌다. 정통부의 간판 사업은 ‘렌털(빌려쓰는) IT’로 명명된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다.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정보화경영원(원장 양해진)을 통해 △생산정보화 △정보화혁신전문기업(ITMPs) △지역 및 업종별 정보화혁신 클러스터사업 등을 전개중이다. ◇산자부, 협업 및 대기업 참여 유도 초점=2001년 시작한 중소기업 IT화 사업의 경우 기존 ‘개별기업의 경쟁력 강화’에서 올해부터는 ‘공급망 전체의 경쟁력 강화’로 협업의 비중을 대거 높였다. 이를 위해 공급망관리(SCM)시스템을 활용한 협업적 IT화 지원 비중을 지난해 27%에서 올해 45%까지 확대하고 내년에는 이를 더욱 확대해 나간다. 특히 대기업을 중소기업 IT화 사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대(중견)기업 및 단체 등이 중소기업과 협력을 할 경우 지원을 늘리고 있다. B2B 네트워크 구축사업의 경우 올해 냉동공조, 도자기·타일, 항공우주 등 3개 업종을 선정, 지난해(6개 업종)에 이어 계속 업종수를 줄였다. 산자부는 신규 업종 선정을 축소하는 대신 공유네트워크 확대 및 네트워크의 트레이서빌리티 등 신기술 접목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정통부, 2008년까지 100만개 중소기업 지원=지난 2001년 9월부터 작년 말까지 ‘소기업네트워크화사업’을 통해 총 37만개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지원한 정통부는 올해부터 2008년까지 4년간 ASP방식을 통해 100만개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지원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수요가 높은 전사자원관리(ERP)·공급망관리(SCM)·고객사관계관리(CRM)·그룹웨어 등 주요 SW의 핵심 기능을 선도적으로 모듈화 및 컴포넌트화하는 맞춤형 ASP 솔루션 공급기반에 나서고 있다. 빌려쓰는 정보화 활성화 기반조성의 일환으로 등록저장소(UDDI) 고도화 및 ASP솔루션 인증제 활성화도 추진중이다. ◇중기청, 유비쿼터스 접목=중기청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 및 원가절감 지원을 위한 생산현장의 정보화(e매뉴팩처링)사업 △IT업체가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전담 지원하는 ‘TIMPs’ △지방과 업종별 정보화 거점마련을 위한 ‘지역·업종별 정보화클러스터 육성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특히 생산현장의 정보화 사업을 유비쿼터스에 접목한다는 방침하에 올해 u매뉴팩처링 모델을 개발해 보급에 나설 방침이다.
◆기고: e비즈니스 활성화, 인프라의 활용으로 -김동훈 전자거래협회 상근부회장 dhkim@kcals.or.kr 산업자원부와 전자거래협회는 산업의 정보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중에서 대표적인 사업은 ‘산업부문 B2B 네트워크 구축지원사업’(이하 B2B 사업)으로 지난 2000년부터 자동차·조선·철강 등 9개 업종의 국가 기간산업을 시작으로 현재 48개 업종에 대한 B2B 인프라 구축 및 시범 활용을 산·학·연 1200여개 기관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50개 업종까지 확대해 전산업적 차원의 e비즈니스 활용을 계획하고 있다. 이 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e비즈니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있다. 지난 2000년 B2B 사업에 착수할 당시에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적인 목표였고 현재는 국내 산업경쟁력과 세계 시장의 공동화 현상이 진일보됨에 따라 B2B 사업을 통해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한 본격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그간 산업자원부와 해당 업종의 기업들은 B2B 사업을 통해 e비즈니스 인프라 조성에 분명한 역할을 해 왔다. 업종간에도 전자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것은 선진국에서도 유례가 없는 시도다. 더욱 중요한 것은 4년여 동안의 사업 추진을 통해 이제 인프라의 활용단계로 이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e비즈니스 인프라는 전력·도로 등과 같은 하드 인프라스트럭처와는 다르며 활용 강제성이 없는 소프트 인프라스트럭처므로 실질적 활용을 위해서는 활용기반이 조성되야 활성화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e비즈니스 활성화와 도약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지 포브스는 2004년 10월 4일자에 ‘B2B is Back’이라는 특집을 싣고 e비즈니스 시장에 대한 새로운 경향과 추세를 주목하고 있다. 포브스 외에도 파이낸셜타임스 등 해외 저명 언론사들은 2004년을 기점으로 e비즈니스가 새로운 중흥기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향후 e비즈니스의 대세로서의 기술과 통합이다. 즉, e비즈니스 기술 조건은 충분히 성숙됐으며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산업간 연계 또는 협업, 그리고 통합화 또는 대형화를 통한 활용기반 조성은 e비즈니스의 국제적인 추세라는 것이다. B2B의 활성화가 없이는 전자상거래시대는 도래하지 않는다. 유비쿼터스가 인구에 회자하고 있으나 e비즈니스의 활성화라는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오는 것은 아닐 것이므로 B2B, G2B 등 이제까지 심혈을 기울여 왔던 시스템이 인프라로서 정착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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