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2004 회계연도(2004.4∼2005.3) 실적을 하향 조정해 소니의 ’부활’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일본 소니는 지난 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04 회계연도(2004.4∼2005.3) 영업이익 예상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비록 인원 감축 등으로 원가 구조를 개선하고는 있지만 ‘디지털 경기의 하향 기조’라는 대외적 환경과 ‘소니 불패 신화 붕괴’라는 내부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충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2003년 봄 이른바 ‘소니 쇼크’를 겪은 후 소니는 본업인 전자 부문 강화로 수익성을 회복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구조적인 모순을 바꾸지 못한 채 부활의 시나리오를 다시 써야할 형편에 놓여 있다. ◇전자부문, 수익구조 개선 미흡=이번 실적 하향 조정은 전반적인 일본의 전자시장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게 최대 요인이다. 2004 회계연도 하반기(2004.10∼2005.3) 북미 시장 매출은 전년과 거의 같은 수준이지만 일본의 경우 두자릿수의 하락세가 확실시되고 있다.이 중 비전자부문(영화, 음악, 금융 등)은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반해 디지털가전기기 및 PC를 축으로 한 전자부문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소니의 2004 회계연도 실적은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게 나쁜 편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11% 늘어난 1100억엔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다. 그러나 전자 부문 만은 예외다. 전자 부문을 소니 부활의 원동력을 삼고 있는 만큼 대내외적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자 부문 부진의 원인은=전반적인 디지털 경기의 하향세가 가장 큰 요인이다. 경쟁이 격화되며 평판TV(LCD 및 PDP)의 시장가가 30%∼40%나 떨어졌다. JVC, 파이어니어 등은 이미 지난 가을 실적을 하향 조정했다. 소니는 연말 성수기에 신제품을 집중 투입했지만 가격 경쟁 심화의 영향으로 실적 하향 조정이라는 수모를 겪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소니의 전략에 있다. 소니는 지난해 점유율 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일부 제품군에 저가 기종을 투입했다. 지난해 LCD TV와 DVD리코더의 점유율은 2003년보다 큰 폭 올랐지만 수익은 떨어졌다. 또한 약 2만 명의 감원 등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지만 실적 악화로 브랜드력마저 크게 저하된 상태다. 실제로 도쿄 유락쵸의 가전 양판점에선 소니 제품의 DVD 리코더가 5만엔 대에 팔리고 있다. 마쓰시타전기산업의 동급 제품은 6만엔 이상이다. 지금까지 소니 제품이라면 타사보다 비싸더라도 팔렸지만 지금은 그러한 ‘소니 프리미엄’이 없어진 것이다. ◇향후 전망=소니는 올해 추가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하지만 당면 과제인 ‘부품 내재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현재 CRT TV는 부품의 약 절반 이상을 자사 부품으로 제작하고 있다. 올 6월까지는 삼성전자와 LCD 패널 합작 생산을 개시하는 등 내재화율을 높여 원가 절감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이러한 노력만으로 DVD, PC 등 폭넓은 제품들의 이익률 높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게임기와 고성능 TV가 등장하는 연말 이후에나 소니의 수익력이 입증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증시 반응 여부에 따라 경영 개선 계획 자체의 수정을 요구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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