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의 저력을 확인했다.’ 2004년은 경기부진과 여러 악재로 힘든 한 해였지만 IT코리아를 세계 속에 뚜렷히 새긴 해였다. IT수출이 늘어나 OECD 회원국 중 IT특화 분야 1위라는 영광을 안았고 각종 지표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세계 최대 IT전시회 ‘ITU텔레콤 2004’를 통해 한국의 힘을 보여줬다. 국내 통신사업자들은 글로벌 통신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으며,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중국 등지에서 단말기 판매 사업권을 확보해 세계화 기치를 드높였다. IT산업구조의 가치사슬을 체계화하고 민·관·연 역할분담을 이뤄낸 ‘IT839’ 정책을 통해 새 성장동력을 발굴했으며 다국적 IT기업들의 R&D 투자를 이끌어낸 것도 큰 성과다. ◇수치로 본 IT코리아 성적=전년에 비해 IT수출은 30% 이상 성장해 750억달러 돌파를 앞뒀다. 무역흑자는 64%나 껑충 뛰어올라 34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IT생산도 17.9% 성장한 241조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31억달러)하고 휴대폰 수출이 98년 이후 연평균 57%의 고속 성장을 이룬 덕분이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는 IT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IT특화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 세계 1위, 인터넷 이용자 수 3000만 돌파, 100명당 이용인구 세계 2위 등 IT인프라 제고로 IMD 기술경쟁력 순위(2003년 27위→2004년 8위)와 UN 전자정부 순위(2003년 13위→2004년 5위) 등 각종 IT지수에서 순위가 상승했다. 딜트로이트 컨설팅이 최근 선정한 아·태 고속성장 500대 기업에 우리나라 109개(22%)가 차지해 중국(18%)과 일본을 제친 것도 화제였다. ◇IT 외교력, 비즈니스력 높아졌다=기술개발 지원에만 매달렸던 IT정책당국이 비즈니스, 통상협상, 투자유치 등으로 다각화해 결과물을 잇달아 내놓았다. 위피(WIPI), 와이브로(WiBro) 등 새 기술규격을 놓고 미국 USTR와 협상을 성공리에 마쳤다. 국제표준에 부합하면서도 각 국가에 필요한 성능 기준을 적용시킨 와이브로 기술기준 협상은 타국에서도 모범 사례로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IBM, HP, 인텔 등의 해외 IT기업의 R&D센터 유치는 우리나라 IT 밑둥을 튼튼히 했다. 지상파DMB 기술을 대통령 해외 순방에 맞춰 각국에서 시연해 현지의 시선을 모았다. 특히 지상파DMB는 내년 초 유럽표준화기구(ETSI)에 상정해 현지 표준으로 채택될 게 확실해 보인다. 하반기 들어 잇따라 해외를 순방한 노무현 대통령은 틈만 나면 IT코리아를 자랑스레 외쳤다. IT정책을 담당하는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올 한 해 35개국 85명의 IT장관과 22명의 글로벌 IT기업 CEO를 만났다. 대통령 특사나 수행 외교를 통해 지구를 네 바퀴 반(18만㎞)이나 돌았다. 정상외교의 변방에 있던 IT가 중심으로 자리를 옮겼다. IT코리아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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