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휴대폰업계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대기업은 사상 최고의 해를 보낸 반면 중견 이하 기업은 심한 한파를 겪었다.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은 각각 메가픽셀카메라폰, 3세대 WCDMA폰, MP3폰 등 첨단 단말기의 해외 수출이 급증하면서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특히 스마트폰, 위성DMB폰, 지상파DMB폰 등 차세대 단말기 개발에 성공하면서 신규시장 선점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LG전자는 올해 3분기 각각 시장점유율 13.8%, 7%를 기록해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수량과 매출 부문에서 세계 2위, 5위로 뛰어올랐다. 다만, 상반기 시장점유율이 30% 아래로 떨어진 노키아가 하반기 가격 공세를 펼치면서 수익성 보전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던져졌다. 텔슨전자·세원텔레콤 등 중견기업들은 법정관리 신청을 하거나 들어가면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대신 브이케이·이지엠텍·이노스트림 등 신흥 벤처기업과 SK텔레텍·KTF테크놀로지스 등 통신서비스 관계사들이 선전하면서 간판 중견기업의 이름표를 바꿔달았다. 기가텔레콤은 UT스타컴에 CDMA 연구센터를 매각했고 벨웨이브는 380명이던 인력을 240명으로 줄였다. 번호이동성제도의 시행은 휴대폰 업계의 매출에 크게 기여했다. 가입자 유치경쟁이 치열했던 2, 3월의 경우 월평균 판매량이 200만대에 육박했다. 하반기에 사업자의 클린마케팅 선언, 경기침체에 따른 재고물량 조정의 영향으로 지난 10, 11월 월평균 판매량이 80만대 이하로 떨어져 부진의 늪에 빠졌다. 삼성전자는 내수시장에서 50%를 유지했다. LG전자·팬택계열은 각각 25%, 15% 가량을 점유했다. 올해 국내 휴대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증가, 사상 최대인 160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품목별로는 휴대폰의 컨버전스를 이끄는 카메라폰이 폭발적인 수요팽창에 힘입어 글로벌 단말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까지 확대됐다. 내수에는 카메라폰이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통신장비 시장은 올해 유례 없이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지난 2000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하강, 경기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은 한 해였다. 그나마 지난 8월 말 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하나로텔레콤 컨소시엄(유비넷컨소시엄), KT 컨소시엄(옥타브 컨소시엄), 데이콤·LG 컨소시엄(광개토컨소시엄)을 BcN 시범사업자로 선정한 게 소득이었다. 시범 사업자들은 내년 7, 8월 수도권 및 광역시 300∼600가구를 대상으로 인터넷전화(VoIP), 고품질 영상전화, IP TV, HD급 VOD, t커머스 등 BcN 기반으로 제공하는 다양한 시범서비스를 개발, 실시할 예정이다. 여기에 IPv6 인프라 구축 등으로 신규 인프라용 대규모 장비 수요를 예고했다. 삼성전자와 램버드테크놀로지, 아이비트 등은 지난달 최초로 TTA IPv6 인증을 받기도 했으며 국방부는 유비쿼터스 군사시스템을 목표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IPv6 네트워크 구축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한 10기가비트 이더넷의 약진이 돋보인 한 해였다. 불경기에 이 대역폭을 사용할 데가 있겠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몇몇 통신업체와 대학캠퍼스, 의료기관 등에서 10기가비트 이더넷 장비를 도입하면서 시장이 열렸다. 통신장비업체들은 한계에 달한 내수 시장 대신 해외로 눈을 돌렸다. 우전시스텍, 다산네트웍스 등 초고속인터넷장비업체들의 일본, 중국 진출 등이 두드러졌으며 삼성전자와 국내 벤처기업들이 공동으로 이뤄낸 BcN 장비의 해외 수출건도 세계 시장에서 국내 네트워크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지멘스의 다산네트웍스 인수나 노텔과 LG전자의 합작법인 설립 추진 등도 높아진 국내 통신장비회사들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사건들이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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