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경기 침체로 도산하거나 기존 사업을 정리하려는 중소업체와 개인 사업자가 늘면서 사업에 이용되던 산업용 기자재들이 온라인 사이트에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옥션(대표 이재현)은 24일 공장 설비 일체에서 철거 사업용 기계 장비 세트, 대형 마트에서 사용되던 컴퓨터까지 사업 정리를 위해 내놓은 산업용 기자재 매물 건수가 올해들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양주에서 대형 마트를 운영하던 이지연(27)씨는 옥션에 판매관리시스템(POS) 2대, 바코드 스캐너, 전자저울 등 사용한지 1년도 되지 않은 마트용 전산장비 일체를 480만원에 매물로 내놓았다. 1년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마트를 운영하던 이씨는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이윤을 내기가 어려워 운영하던 마트의 문을 닫고 사용하던 기계를 판매하게 됐다. 경남 김해에 거주하는 홍병문(31)씨도 6개월 동안 운영하던 휴대폰 대리점 운영권과 장비를 합쳐 950만원에 매물로 등록했다. 홍씨는 “경남 지역에 관련 상권이 기대만큼 커지지 않아 이번에 불가피하게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에서 지난 4년동안 아이스링크를 운영했던 이종근(51)씨도 옥션에 설비 관련 기계와 장비 일체를 즉시 구매가 1억5000만원에 올려 놓았다. 이 밖에 옥션에는 전자계측기인 오실로스코프, 발전기, 지하수 장비 등 사업상 어려움으로 판매를 하려는 산업용 기자재 300여 물품이 매물로 등록돼 있으며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도산하는 기업이 늘면서 매물 건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옥션에서 판매된 산업용 기자재는 2002년 1607건에서 지난해 5866건으로 늘어났으며, 올해에는 지난 4월까지만 4315건이 거래돼 거래량이 급증했다. 올해만 해도 지난 1월에 703건 거래되던 것이 2월 796건, 3월 885건으로 거래가 늘더니 4월 들어서는 1234건으로 눈에 띄게 거래량이 늘었다. 이 회사 배동철 이사는 “경영난과 사업 전환을 위한 자구책으로 산업 기자재를 비롯, 특허권·사업권 등을 판매하는 사례까지도 있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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