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게임을 알고 게임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배양이 우선이다. 게임은 부정적인 것,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 정도로 여길 것이 아니라 순기능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개방하고 주위의 지도가 필요하다. ‘독초가 명약’인 것과 같이 잘만 활용하면 교육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게임의 순기능, 역기능= “컴퓨터게임을 즐기는 어린이들은 영리하고 학습능력이 뛰어나며, 결국 대학에 진학해 좋은 직업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소년 127명을 5년간 조사한 결과보고, 2000년 영국 내무부 보고서) “게임은 문화적 도구(Cultural Tool)로서 테크놀로지에 친숙하게 해 하이테크 세계에 대한 접근을 유도하고, 게임속의 상호작용을 통해 체험적 학습능력이 향상되며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업에 필요한 능력을 개발시킨다. (미국 심리학자 그린필드) “게임이용은 인터넷과 외국어 실력향상, 게임제작 경험 증대, 자신감과 집중력 향상 등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며 게임이용자의 대다수는 컴퓨터 정보통신 분야로 진로를 확고히 하고 있다.” (문화관광부 2001 보고서) 게임은 역기능 못지 않게 순기능도 존재한다. 순기능 중 대표적인 것이 게임의 보편화로 인한 문화의 다양성 증가이다. 게임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게이머들의 연령과 성별 또한 다양해지면서 헤어스타일, 의상, 언어 및 행위의 유형도 다양해졌다. 사회 전반의 유연성 강화라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왔다. 또 평소 발견하지 못한 자신 새로운 면을 익명성을 통해 확인함으로써 자신감을 얻게 되는 긍정적 자아발견도 이룰 수 있다. 게임 장르의 개발이 확산돼 앞으로 가족과 개인의 여가활동에도 게임이 주요 대상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 해소, 긍정적 사회화 과정 등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는 다수이다. 반면 부정적 측면 역시 크게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게임중독이다. 게임중독이란 과도한 게임으로 정신적, 육체적, 물질적으로 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특히 온라인게임은 컴퓨터와 인간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경쟁, 협력하는 게임으로 중독성이 더 강하다. 게임중독 증상은 스스로 통제가 불가능하며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고 대인기피증을 보인다. 증상이 심하면 가출해 PC방을 전전하기도 하고 학교, 직장을 그만두기도 한다. 이러한 게임중독의 결과는 무엇보다 심리적인 문제가 가장 크다. 게임몰입이 극대화되면 편집증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몰입은 게임과 자신의 방에만 고착화 될 수 있으며 사회적 관계를 멀리하게 돼 시회성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정신적 문제도 발생한다.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앉아있어 신체상의 건강악화를 발생할 수 있으며 학습시간이 줄어들어 학습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정상적인 직장생활 및 가정생활이 어렵다. 또 부정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게임의 경우 음란, 폭력성에 따른 사회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청소년의 게임 몰입 현황=게임종합지원센터가 5대도시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 10명중 9명은 컴퓨터를 사용하며 이중 4명은 주로 게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소년 500명을 대사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청소년 10명 가운데 1명 이상(10.6%)이 게임으로 인한 금단현상, 조절능력 상실, 강박적 의존 등 이른바 병리학적 게임중독 증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가운데 중학생은 13.3%로 최고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게임중독은 타인에게도 피해를 끼친다. 지난 2002년 검거된 사이버범죄자 중 10대 청소년은 37.6%로 1위를 차지했다. 청소년들이 관여된 사이버 범죄는 해킹, 사기, 개인정보 침해, 명예훼손, 불법사이트 운영 등 다양하지만 게임관련 사기가 단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게임중독 치료=게임중독의 원인은 사회환경적 요인, 게임 자체의 속성, 개인의 성격이나 성향, 뇌의 신경 생화학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치료 역시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치료의 원칙은 크게 통제력 향상과 방향성을 재조정해주는 것이다. 통제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게임의 공유가 우선해야 한다. 컴퓨터는 거실에 놓고 가족이 함께 공유한다는 개념이 생길 때 본인 스스로 다소의 통제력이 생긴다. 또 가족들이 관찰하고 적절한 개입을 할 수 있는 소지가 생긴다. 통제는 본인의 강한 의지와 주위 사람들의 개입 없이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다. 방향성 재조정해야 한다. 조절력을 키움과 동시에 이들이 갖고 있는 에너지 방향성을 바꿈으로서 에너지가 일상생활에 다양하게 발산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게임에도 다양한 것이 있으므로 폭력적, 공격적 게임이나 음란성 게임은 사전에 접촉을 금지하게 유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지행동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자신이 게임에 몰두함으로써 과거 자신이 좋아하던 것을 얼마나 많이 잃었나 살펴보게 한다. 또 많은 중독자가 실제 자기가 얼마나 오랫동안 게임을 하는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생활일지를 작성하게 해 깨우치게 한다. 게임을 하기 때문에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구체적으로 적어 비교하게 하고 일종의 보상행동으로 게임을 할 수 있게해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한다. 이밖에 중독자 스스로 문제의 심각성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는지 경청해 주어 주위에서 같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게임중독 예방=게임중독 예방은 두말할 것 없이 부모의 역할이 가장 크다. 에방을 위한 부모의 행동요령은 첫째, 조기 징후를 발견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만성적인 피로, 수면부족으로 인한 잦은 졸음, 집중력 저하, 빠른 귀가 혹은 너무 늦은 귀가, 교유관계 단절 및 변화, 취미생활 상실, 짜증과 충동적인 행동, 반항과 불복종, 언어와 맞춤법의 변화, 잦은 지각·조퇴·결석·주말외박 등은 중독의 대표적인 조기 징후이다. 둘째, 부모 스스로 모범이 돼야 한다. 부모가 사이버증권, 경품, 쇼핑, 경매등에 지나치게 빠져 잇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고 올바른 인터넷 사용요령을 먼저 보여준다. 셋째, 하루 중 컴퓨터를 켜고 끄는 시간을 일정하게 정하고 꼭 지키도록 노력한다. 넷째, 혼자 컴퓨터 사용을 자제하게 한다. 컴퓨터의 위치를 공개된 장소로 옮긴다. 다섯째, 불필요한 게임CD와 게임파일은 정리한다. 마지막으로 땀을 흘리는 적절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게 하고 모니터 앞에서 음식물을 먹지 못하게 한다. 게임문화진흥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게임중독의 가장 큰 원인은 ‘무관심’”이라며 “게임중독 역시 청소년 문제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므로 세심한 주의만 있으면 전혀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특별기획팀 팀장 이경우 기자 kwlee@etnews.co.kr·이진호기자 jholee·류현정 기자 dreamshot>
[인터뷰]김양은 사이버문화연구소 소장 “게임중독 예방은 개인의 힘이나 가족의 노력만으로는 힘듭니다. 학교와 지역공동체, 업게도 함께 나서야 합니다. 게임은 TV와 같은 매체로 인식하는 것도 우선해야 합니다” 김양은 사이버문화연구소 소장은 게임중독의 원인과 치유 모두 사회 공동의 책임이라고 규정했다. 영국은 중등교육에 미디어 특성화 학교가 있어 각종 미디어의 역기능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교가 있을 정도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지나칠 정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국의 사례를 강조한 그는 외국 게임업체의 경우 마케팅차원의 연구가 아닌 게임을 통해 교육적 효과를 노리는 연구까지 진행중이라며 게임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게임에 대한 인식변화가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한 그는 “한 조사결과 게이머들의 시력이 일반인들의 시력보다 오히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력 여하에 따라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임의 부정적 요소보다 긍정적 요소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장은 가장 좋은 게임중독 예방법으로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직접 게임을 제작하게 해보는 것이라는 이색적인 주장도 펼쳤다.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더 적극적으로 수렴하자는 것이다. 학교수업의 한 에로서 게임의 기획과 시나리오 작성을 하게 하고 다른 게아ㅣㅁ에 대한 비판도 곁들여 논리적 사고를 하게 함으로써 교육적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외국에는 ‘TV중독센터’도 있습니다. 한 문화학자는 TV때문에 패스트푸드가 나왔다고 주장할 만큼 TV역시 중독성이 강합니다. 하지만 TV에 대해 게임만큼 고민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게임도 같은 상황으로 봐야하고 대체활동을 만들어 주는 것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는 게임중독의 가장 큰 원인은 스트레스라며 보상심리를 대체할 수 있는 놀이문화와 게임에 대한 올바른 접근, 적극적인 인식을 재차 강조했다. “가정도 문제지만 학교교육이 더욱 문제입니다. 교사들의 게임에 대한 인지도가 너무 낮아 아이들과 대화의 눈높이가 맞질 않습니다. 따라서 교사에 대한 게임교육이 우선해야 합니다.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고 함께 하는 놀이문화로 게임이 자리 잡을 때 게임의 순기능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며 ‘교사 우선교육론’을 주장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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